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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49] 왜 ‘데크’를 ‘갑판’이라 말할까

2025-06-05 06:36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응원단에 손을 흔들며 출발선으로 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응원단에 손을 흔들며 출발선으로 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1912년 4월 14일 밤,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RMS 타이타닉호 사건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해양 재난 사건 중 하나이다. 타이타닉은 빙산과 충돌한 후 천천히 침몰했다. 혼란에 빠진 승객들이 구명정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갑판 위에서 특별한 광경이 펼쳐졌다. 8인조 악단이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며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승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끝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은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Nearer, My God, to Thee)’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까지 갑판 위에서 음악을 계속했고, 결국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일화는 영화 ‘타이나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감동을 주었고, 타이타닉의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용기와 품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억됐다.

갑판은 군함, 기선 등 배에서 나무나 철판으로 깔아놓은 넓은 바닥이라는게 사전적 정의이다. 카누, 요트, 조정 등 수상 스포츠 종목에서도 경기용 배의 평평한 공간을 갑판이라 말한다. 갑판은 일본식 한자어로 ‘첫째 천간 갑(甲)’과 ‘널판지 판(板)’의 합성어이다. 영어 ‘Deck’를 번역한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Deck’는 덮개, 커버 등을 뜻하는 중세 네덜란드어 ‘Dekken’이 어원이다. 중세 영어로 넘어와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자어 ‘갑판(甲板)’은 네덜란드와 교류를 시도하던 일본 에도 시대에 생겨났다. 갑판은 거북이처럼 딱딱하고, 평평한 재목이라는 뜻이다. '갑(甲)'은 '등딱지'나 '갑옷'처럼 덮개나 보호의 의미를 가진 한자어이다. '판(板)'은 '얇고 평평한 재목이라는 의미를 갖는데, 배에선 구조의 일부로서 의미도 포함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일제강점기 때부터 갑판이라는 말을 썼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서 ‘갑판’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나오지 않는 것은 조선 시대 이후에 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1년 2월21일자 ‘기선갑판(汽船甲板)에서 대격투(大格鬪)’ 기사는 ‘일본긔션지복환갑판(일본기선지복환갑판(日本汽船智福丸甲板))에셔 격투가이러나셔일명은사살되고 일명은물에익사하얏스며 람정이명도피살을당하얏고 이십오명의지나사람션인은 이상쇼동으로 도쥬하얏다더라’고 전했다.

갑판은 배에서 바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을 모두 가리키는 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보통 선실이나 구조물은 갑판 위에 설치한다. 보통 배 밖에 노출되는 갑판만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갑판이 있다. 갑판 위에서 잡일을 하는 이들을 '갑판원(甲板員)'이라고 말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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