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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46] 배에서 ‘용골(龍骨)’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2025-06-02 08:01

카누 경기 모습 [대한카누연맹 홈페이지 캡처]
카누 경기 모습 [대한카누연맹 홈페이지 캡처]
배에는 물 속에 있어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중심을 잡아주는 용골(龍骨)이라 부르는 거다. 요트, 카누, 조정 등 작은 배는 물론 상선, 여객선, 군함 등 큰 배에도 모두 설치돼 있다.

용골은 선박 하단의 중앙부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배의 중심 축을 말한다. 배의 척추, 대들보라고 할 수 있다. 용골은 한자어로 ‘용 용(龍)’과 ‘뼈 골(骨)’의 합성어이다. 용의 뼈라는 의미이다. 배 용골은 굵고 긴 용의 등뼈와 비슷해서 생긴 단어이다. 용골은 영어로 ‘keel’이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keel’ 어원은 배를 의미하는 고대 노르디어 ‘kjóll’이다. 고대 영어 ‘cēol’로 넘어와 지금의 단어가 됐다. 일본에선 에도 말기에 서양 조선 기술이 도입되면서 ‘keel’을 중국 당나라 시대부터 사용해온 ‘용골(龍骨)’이라는 말로 번역해 사용했다. 중국에선 배의 각 부분을 십이지의 동물 명칭을 사용했는데, 용골은 용의 척추와 같이 굵고 길기 때문에 생겼다고 전해진다.
대항해시대에는 '용골쓸기'(Keelhauling)라는 형벌이 있었는데, 죄인을 밧줄에 매달아 바다에 던진 뒤 선체에 밀착시키고 용골을 넘어서 반대쪽에서 끌어올리는 형벌이다. 그냥 물에 넣었다 빼기만 하는 평범한 물고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잔인한 형벌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용골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1년 12월12일자 ‘比率問題(비율문제)와米計算(미계산)’ 기사는 ‘현재(現在)의해군력(海軍力)은본년십일월십일일(本年十一月十一日)까지에실제(實際)로용골(龍骨)의구조(搆造)를종료(終了)한함선(艦船)을표준(標凖)하얏스나차표준(此標凖)은일영양국(日英兩國)에는적용(適用)치안코다만미국(米國)에적용(適用)한고(故)로미국(米國)에는비교적불리(比較的不利)한계산(計算)이된다고운(云)’이라며 미국, 영국, 일본 등 해군력에 적용한 비율 기준에 대해 보도했다.

용골은 배의 크기를 결정한다. 용골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경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 자동차에서 엔진이 손상되는 것과 같다. 배의 부품은 용골로부터 비롯되어 조립이 되는 만큼, 용골을 뜯어내느니 차라리 똑같은 스펙의 배를 새로 만드는 게 더 쉽기에 용골이 손상되면 그배는 폐기 처리된다.

카누는 바닥의 용골이 깊은 것과 얕은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용골이 뚜렷하면 직진성이 좋지만 회전성이 떨어져 직진성이 강조되는 근해용, 또는 스포츠용이 아니면 주로 회전성이 좋은 둥근 바닥을 사용하는 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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