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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47] ‘콕핏(Cockpit)’을 왜 조종석이라 말할까

2025-06-03 07:19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응원단에 손을 흔들며 출발선으로 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응원단에 손을 흔들며 출발선으로 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나 비행기에서 ‘콕핏(Cockpit)’이라는 말을 쓴다. 이는 조종석을 의미한다. 원래 배에서 쓰는 말이었지만 현재는 항공기 말고는 그리 널리 쓰이지 않는다. F1 레이스 차량에서 운전석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ockpit’는 닭을 뜻하는 ‘cock’와 짐승을 거두는 우리를 뜻하는 ‘pit’의 합성어로 닭장 또는 투계장을 의미한다. 원래는 돛단배를 타던 시절, 영국 해군에서 방향타를 조종하던 곳을 뜻하는 말로 썼다. 이 단어를 쓰게 된 것은 조타수를 뜻하는 영어 단어 ‘Coxswain’이 ‘cock’와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본 코너 1406회 ‘조정에서 왜 ‘키잡이’를 ‘콕스’라고 말할까‘ 참조)

가금류의 수컷을 뜻하는 ‘cock’ 어원은 고대 노르드어 ‘kokkr’이다.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coc’를 거쳐 고대 영어 ‘cocc’로 차용됐다. 구덩이를 뜻하는 ‘pit’는 게르만조어 ‘putt’에서 유래했다. 고대 영어 ‘pytt’를 거쳐 현대 영어로 쓰이게 됐다.

콕핏은 영국에서 1706년에 갑판 아래에 있는 중간선원의 구획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1914년 비행기와 1930년대 경주용 자동차 용어로 쓰였다. 현재 여객기에서 조종사, 부조종사 2인이 좌우로 나란히 탑승하는 넓직한 콕핏을 ‘플라이트 덱(Flight deck)’이라 부르기도 한다.

콕핏은 우리말로 조종석이라 번역해 사용한다. 조종석은 한자어로 ‘操縱席’이라고 표기한다. 이 단어는 조선왕조실록에서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영향으로 쓰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언론은 1980년대 이후 콕핏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94110일자 복잡한 부품 한차례 공정 조립 기아(起亞)「모듈생산」첫도입’ 기사는 ‘자동차의 콕핏(Cockpit).운전석에 앉으면 계기판 스위치 오디오 등 눈에띄는 부품과,겉으론 드러나지 않는 브레이크부스터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기존 자동차공정으로는 콕핏의 각 부품을 컨베이어 순서에 따라 하나씩조립하느라 비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심지어누워서 작업을 해야 하는경우도 많다.당연히 불량률이 높아 조립라인을 멈추는 사태도 잦다’고 전했다. 현대 선박에서 콕핏은 시야가 확보되는 높은 갑판에 조타을 비롯한 선박 조종 장치를 하나의 방에 몰아넣어 배 조종실의 통칭으로 바뀌었다. 브릿지가 콕핏의 기능까지 흡수하게 된 것이다. 카누, 요트, 조정 등 소형 선박의 경우 조종석을 아직도 콕핏이라 부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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