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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55] 인도, 파키스탄이 필드하키에서 ‘강국’인 이유

2025-06-12 06:15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과 인도 하키 선수들이 경기 후 악수를 나누는 모습.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과 인도 하키 선수들이 경기 후 악수를 나누는 모습.
인도 하키선수들이 머리에 터번을 쓰거나 상투를 뜬 모습으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때가 있었다. 인도와 한때 전쟁까지 치렀던 인도의 이웃나라 파키스탄도 하키에서 인도와 뜨거운 라이벌관계를 이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필드하키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역사적, 문화적, 제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령 이전부터 하나의 나라였다.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에서 생긴 필드하키가 도입되면서 인도 전역에 하키가 널리 퍼졌다. 당시 군대와 학교를 통해 하키가 체계적으로 보급됐으며, 인재 양성이 이뤄졌다. (본 코너 1451회 ‘왜 ‘필드 하키’라고 말할까‘ 참조)

하키는 1886년 영국하키협회가 정식 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토대를 갖추었다.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헀고,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여자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부터 채택됐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전통적인 하키 강국이다. 인도에 주둔한 영국군으로부터 하키를 전수받은 인도는 1928년 암스태르담부터 1956년 멜버른 올림픽까지 6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뒤지지만 역대 올림픽 남자 필드하키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다. 1960년 로마 올림픽,1968년 멕시코 올림픽 ,1984년 LA 올림픽에서 금메달, 1956년 멜버른 올림픽, 1964년 도쿄 올림픽,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두 나라 모두 하키는 국가 정체성과 자부심의 상징이다. 20세기 중반까지 하키는 크리켓보다 인기있는 스포츠였다. 인도와 파키스탄 선수들은 섬세한 스틱 컨트롤, 빠른 움직임, 창의적인 패스를 중시하는 경기 스타일에 능했는데, 이는 당시 하키 스타일과 잘 맞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아시아식 하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고 정교한 드리블, 짧은 패스를 특징하는 하는 기술 중심의 전술을 발전시켰다. 이는 파워 중심의 유럽 스타일과 차별화된 것이었다. 마치 축구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정교한 기술로 월드컵에서 세계 최정상을 차지한 것처럼 말이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은 군대, 철도, 경찰 등 공공기관 중심의 하키 팀이 많았다. 제도적 지원으로 전통적인 클럽시스템을 유지한 것이다. 선수들은 이를 통해 생활 안정과 훈련 기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에선 육군과 공군 소속 팀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70~80년대 인조잔디 도입 이후 체력과 파워 중심의 유럽 스타일이 강세를 보이며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체계적인 훈련과 리그 시스템 정비를 통해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는 남자 하키가 2020년 도쿄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며 부활 조짐을 보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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