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컵 8강 진출 확정 후 기뻐하는 한국 선수단.[국제하키연맹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611041627027515e8e9410871751248331.jpg&nmt=19)
필드하키와 축구는 모두 19세기 영국에서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공립학교와 군대에서 다양한 구기 종목이 발달하면서, 이들 스포츠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특히 두 종목 모두 11명이 한 팀을 이루고, 상대 골문에 공을 넣어 점수를 얻는 경기 방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유사성은 자연스럽게 비슷한 용어의 사용으로 이어졌다.
규칙 제정의 역사 또한 두 스포츠의 언어적 유사성에 기여했다. 축구는 1863년 영국축구협회(FA)에 의해 규칙이 정립되었고, 필드하키는 1886년 국제하키연맹(IHF, 이후 FIH)에 의해 공식화됐다. 이들은 모두 영국 내 스포츠 문화의 산물이며, 초기 규칙 제정자들이 공유한 언어와 사고방식은 각 종목의 용어 사용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본 코너 8회 ‘축구는 왜 영어에서 ‘football'과 ’soccer'로 나눠 부를까?‘, 1451회 ’왜 ‘필드 하키’라고 말할까‘ 참조)
더불어, 필드하키와 축구는 모두 영국 제국의 식민지 확장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과정에서 영어가 국제적인 스포츠 언어로 자리 잡았고, 원래 사용되던 용어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로 인해 용어의 유사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관중과 선수 모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실용적 이유도 있다. 유사한 개념에는 유사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해를 쉽게 하고, 종목 간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이는 스포츠 중계나 교육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하나의 스포츠에 익숙한 사람이 다른 종목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든다. (본 코너 1회 ‘스포츠 용어를 제대로 알면 인생이 넓어진다’ 참조)
결국 필드하키와 축구가 비슷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나 표절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두 종목이 공유한 역사적 뿌리, 경기 구조, 문화적 전파 과정, 그리고 실용적 필요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다. 스포츠 용어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그 종목이 걸어온 길을 반영하는 작은 역사이기도 하다. (본 코너 11회 ‘축구에서 일본식 영어가 널리 쓰인 이유는 무엇일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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