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태권도용어 사전을 발간하면서 국기원은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태권도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바른 말을 쓸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세계 태권도 도장과 학교에서 태권도 기본동작부터 품새, 겨루기, 격파는 물론 시범기술을 가르치는 모든 지도자와 교사들이 올바른 용어를 구사해 제자를 지도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둘째 태권도를 배우는 수련자가 기술을 익히면서 그 동작의 명칭을 정확히 기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셋째 태권도를 연구하는 학자와 태권도 단체 임직원이 활동하는데 있어서 국기원에서 발표한 표준어를 사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태권도가 세계화된 무도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한 동작을 표현하는 전문화된 용어가 필요해짐에 따라 많은 명칭들이 등장했다. 특히 태권도 용어 정립은 일관성을 위해 필요했다. 기술 별로 사용 방법이 다르고, 원칙 및 일관성이 부재하면 혼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말과 글이 변하듯 태권도 용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번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원래 태권도는 1945년 해방이후 제대로 된 명칭이 없었다. 태권도 자체도 태권도 자체도 당수도(唐手道) 또는 공수도(空手道)로 불렸다. 일제 강점기의 영향으로 일본식 무술이름을 그대로 썼다. 1961년 대한태권도협회가 생긴 뒤 일본식 한자어를 정비하면서 태권도 용어가 한글화되기 시작했다. 1969년 제1차 기술용어 발표를 거치고 1972년 국기원이 제 2차 용어정비 고유어화 과정을 겪은 뒤 1987년 국기원이 제3차 용어정비를 해 품새 외 15개 기술 용어가 지금의 모습으로 변경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여러 구호 등이 한글로 통일될 수 있었다.
이에따라 한자어로 구성됐던 태권도 용어가 한글로 대거 바뀌었다. 1970년대 ‘족기(足技)’를 ‘발기술’이라고 부르게 됐으며, ‘회축(回軸)’을 ‘뒤돌려차기’로 바꿔 부른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태권도 용어는 기본적으로 목표부위, 사용부위, 방법, 기술순으로 조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태권도는 신체의 여러 부위를 사용하여 상대의 목표를 향하여 지르기, 찌르기, 치기, 차기 기술로 공격하여 상대를 쓰러뜨리거나 그 반대로 상대의 공격을 방어 기술로 막아내는 기술이다. 태권도의 통합 목표는 얼굴, 몸통, 아래 등이며 세부 공격목표는 인중, 명치, 살 등이다. 방어 목표는 얼굴, 가슴, 배 등이다.
공격과 방어기술의 사용부위는 세부 신체부분을 활용한다. 방법적으로는 모양, 동작, 방향등에 의해 구분되며 기술은 공격기술, 방어기술, 보조 기술 등이 있다. 예를들어 얼굴 안팔목 헤쳐막기는 목표부위를 얼굴에 두고 안팔목을 사용해 헤쳐막기로 공격한다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태권도 용어는 하나의 기술에 여러 동작이 있을 경우 시간의 순서에 따라 용어를 조합하도록 했다. 예를보면 뒤돌아 뛰어 돌려차기, 뛰어 이어 앞차기 등 동작이 일어나는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기술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생략한 상태로 널리 쓰일 수 있는 용어는 간결한 용어 사용을 위해 사용부위나 목표를 생략할 수도 있다. 사용부위를 생략하는 예로는 ‘바깥팔목’을 빼 ‘바깥막기’로, ‘주먹’을 빼 ‘돌려지르기’로, ‘앞뒤축’을 빼 ‘앞뒤차기’등으로 쓸 수 있다. 목표부위를 생략하는 경우로는 몸통을 목표로 할 경우 목표를 뺀 채 ‘돌려차기’, ‘지르기’ 등으로 부를 수 있다. 또 ‘아래’나 ‘얼굴’을 목표로 할 경우 목표를 표기해 ‘아래 돌려차기’, ‘얼굴 지르기’로도 쓸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태권도 용어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에 따라 태권도에 대해 깊은 이해가 생길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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