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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01] 왜 ‘조정(漕艇)’이라 말할까

2025-04-11 07:03

넷마블조정선수단이 '2024 서울특별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에서 조정 경기를 하는 모습.
넷마블조정선수단이 '2024 서울특별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에서 조정 경기를 하는 모습.
‘조정(漕艇)’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배로 실어나를 조(漕)’와 ‘거룻배 정(艇)’이 합성된 말로 보트를 젖거나 조정 경기를 의미한다. 조정은 영어 ‘Rowing’를 번역한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Rowing’는 노를 젓다라는 의미인 동사 ‘row’의 명사형이다. ‘row’의 어원은 그리스어 ‘eretmon’과 라틴어 ‘remu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모두 방향을 잡는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row’는 고대 독일어를 거쳐 고대 영어 ‘rowan’에서 변환됐다.

우리나라에선 메이지 유신(1868년)을 전후해 영국으로부터 조정 경기를 수입한 일본의 영향으로 일제강점기 때부터 조정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7년 11월9일자 ‘국제경기출장선수(國際競技出塲選手) 조정(漕艇)부터결정(决定)’ 기사는 ‘명년하 화란(明年夏和闌)에서 개최(開催)할 국제(國際)올림픽대회(大會)에 파견(派遣)할 조정선수(漕艇選手)은 이하(如下)히결정(决定)하엿더라 ▲정수(艇手)=□부사(部司)(제대(帝大))▲조자(漕者) =빈전의명(濱田義明)(고사(高師)) 사전신(士田信)(제(帝) 대(大))고도용(高島勇)(조대(早大))능세일남(能勢一男)(명(明) 대(大))관원병형(管原兵衡)(고등공업(高等工業)) 좌등(佐藤) 팔랑(八郞)(일본대학(日本大學))▲보결(補缺)=하야(河野) 정수(貞壽)또는『스칼』선수(選手)는아즉결정(决定)하지안엇더라【동경전(東京電)】’이라고 전했다. 192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조정 대표선수 명단을 보도한 내용이었다.

조정의 발상지는 영국으로 17세기 중엽 템스강을 중심으로 육상교통 수단보다 편리한 보트가 보급됐다. 1715년 최초의 조정경기인 프로페션널스컬 경기가 열린 기록이 있으며 영국에는 이튼학교가 조정팀 창단의 효시가 되었다. 또한 대학스포츠 라이벌전으로 명성 높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최초 레이스는 약 2만명 관중이 모인 가운데 1829년 열렸다.

영국에 기원을 둔 조정은 이후 프랑스, 러시아, 독일을 거쳐 아메리카 대륙으로 서서히 전파됐다. 1892년 세계조정연맹(FISA)이 창설되었고 1893년 이탈리아에서 제1회 유럽선수권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1962년부터는 세계조정선수권 대회가 창설되었다. 조정경기는 제1회 아테네 대회때부터 정식 종목이었으나 악천후로 개최되지 못했고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4개 종목이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치루어졌고 여자 경기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처음 소개됐다. 현재 조정은 올림픽에서 남녀 모두 1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대한조정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에 조정이 소개된 것은 1919년이며 정식 레이스는 1925년 경성전기, 철도국, 체신국 그리고 경성제대에서 보트를 도입하여 한강에서 개최한 것이 효시로 꼽힌다. 1962년 대한 조정협회가 창설되었고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처음으로 에이트팀이 출전했으며 1970년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팀이 창단되어 현재 90개팀 6백여명의 선수가 등록되어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스컬에 출전한 김동용은 최종 순위 17위를 기록, 조정 경기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여자부 쿼드러플 스컬)을 땄다.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아시아 국가도 중국뿐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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