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가장 낮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한 팀은 2012-2013시즌의 전주 KCC(현 부산 KCC)였다. 당시 13승 41패로 꼴찌였던 KCC의 수치는 40.9%였다. 하승진, 전태풍, 추승균 등 주축 선수들이 동시에 팀을 떠나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사라져 효율성이 급감한 것이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kt는 이때의 KCC를 제치고 '역대 최악의 필드골 성공률 팀'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그런데 kt의 상황은 당시 KCC와는 전혀 다르다.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서울 SK(34승 8패)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4강 플레이오프(PO)로 직행하는 2위는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2위 창원 LG(25승 16패)와 격차는 단지 반 경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순위·성적을 가리고 공격 지표만 보면 kt를 상위권 팀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2점 성공률(47.4%), 3점 성공률(30.4%) 모두 평균(51.1%·31.5%)보다 낮고, 자유투 성공률(67.1%)은 꼴찌다. 평균 득점(74.4점)도 리그 9위 고양 소노(74.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규섭 해설위원은 6일 "득점이 74.4점, 실점이 73.9점으로 득실 차가 거의 없는데도 이 정도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보통 이런 지표의 팀은 잘해야 6위 싸움을 하는데, kt는 2위 경쟁 중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해설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신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리바운드도 전체 1위(38.8개)다. 이는 공격 리바운드(13.5개)를 가장 많이 잡은 덕분이다. 득점하지 못하는 만큼 상대 득점도 함께 억제해 '진흙탕 경기'를 펼치는 게 올 시즌 kt의 색깔이다.
문성곤, 문정현 등 기동력이 뛰어난 190cm 중반의 포워드들을 앞세워 상대와 활동량 싸움에서 우위를 잡고 난전을 유도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 전략인 셈이다.
이 같은 양상의 경기가 전개되기만 하면 kt가 공격 횟수에서 이득을 챙긴다. kt는 슛 성공률은 떨어지지만 평균 70.4개 슛을 쏴 시도 횟수는 전체 1위다. 반대로 kt와 맞붙는 팀은 평균적으로 그보다 4개가량 적은 66.3개를 시도한다. 떨어지는 공격 효율성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만회하는 것이다.

그는 "또 kt에는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에 뽑힌 선수들이 많다. 스스로 기량에 자신감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 승부처에서 상대 선수와 공수 1대1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게 접전 승리가 많은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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