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SM엔터 2대 주주에 오른다. 이번 투자를 필두로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엔터는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급변하는 음악, 콘텐츠 환경 속에서 다각적 사업협력을 통해 'K-컬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번 투자 및 사업협력을 통해 서로가 강점을 가진 사업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상호 전략적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한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날개를 달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투자금을 카카오 공동체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맞춰 글로벌 확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을 아우르는 기획, 제작 역량, 플랫폼, 아티스트 등 독보적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을 보유한 카카오엔터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선구자로서 글로벌 한류 열풍을 선도해온 SM엔터가 만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춰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 3자간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급변하는 음악 및 콘텐츠 환경 속에서 다각도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고, 해외 현지에서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각 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글로벌 음반, 음원의 제작 유통 등 양사의 음악 사업에 대한 다각적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SM의 강력한 IP와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 AI 기술을 융합해 컨텐츠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등 IP 수익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사업자로 참여해 건립 예정인 서울 아레나를 활용해 국내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카카오와의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SM이 글로벌 선도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제3자에 신주·전환사채 발행, 명백한 위법" 발끈한 이수만

반면 이수만 프로듀서 측은 회사 지분 9.05%를 카카오에 넘긴 SM 이사회에 대해 '위법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또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이수만 측 법률대리인인 화우는 이날 입장문에서 "SM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신주 또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을 허용하는데 SM은 현재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이사회가 결의한 2171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만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총괄 프로듀서 측은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찬성결정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영권 분쟁=주가 상승
통상 기업 지분율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 주가는 상승한다.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보는 향후 에스엠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8분 기준 에스엠은 전일 대비 8원(8.88%) 9만8천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9만1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에스엠은 이날 9만5천원으로 개장했다. 장 초반 전일 대비 9천700원(10.77%) 오른 9만9천8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체결강도는 137%로 강세를 유지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지분 경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이 나올 수 있으며, 인용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 혹은 제3자 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수만 대주주의 가처분 신청으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으나 방어가 쉽지 않다"며 "그동안 회사의 성과를 주주, 임직원들과 나누지 않았고 충분히 고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수많은 골든 타임을 놓쳐 왔던 것이 이수만 대주주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수만 측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이 무산되는 만큼 양 진영의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며 "표 대결 결과 현 경영진의 승리를 전망한다"고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시장이 예상했던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식이 아니"라며 "현재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잃은 상태인 만큼, 향후 카카오가 이수만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에스엠 지분을 모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로 에스엠과 카카오의 전방위적 파트너십이 체결될 경우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츠 관련 밸류 체인(가치 사슬), 메타버스 역량 전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민경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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