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5.4%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화·음악 등 K콘텐츠의 수출액은 108억3천만 달러(약 13조1,151억 원)로 6.3% 늘었다. 이러한 K콘텐츠의 인기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한국으로의 인재 유치를 촉진하는 소프트파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는 하나의 산업이면서 큰 흐름이다. K-콘텐츠의 성장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에만 기여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국격과 위상을 높일 중요한 수단이다.
K콘텐츠 인기 급부상 요인으로는 SNS와 넷플릭스로 상징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부상으로 꼽힌다.
2013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튜브가 있었다.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튜브 영상은 52일 만에 1억뷰를 찍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BTS역시 TV같은 전통미디어 대신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아미’를 창조했다. 현재 BTS 트위터 팔로워는 약 4,400만여명, 유튜브 공식채널 ‘BANGTAN TV’의 구독자 수는 7350만명에 달한다.
특히 팬데믹은 OTT 성장을 가속화해 K콘텐츠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효과로도 이어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전말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약 2억 1350만 명으로, 팬데믹이 본격 확산 하기 전인 2020년 초 대비 약 48%늘었다. 넷플릭스 OTT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전 세계 190개국에 전파됐다.
K웹툰의 부상도 스마트폰 보급이 만든 모바일 콘텐츠 시장 빅뱅이 작용했다. 네이버 웹툰은 2021년 100개국에서 웹툰 액 수익 1위를 기록했고, 카카오가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만화 앱 ‘픽코마’는 2021년 일본 전체 앱 마켓에서 비(非)게임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K-콘텐츠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이를 더 성장시킬 노력이 중요하다.
넷플릭스 등 해외 자본은 국내 제작사가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전부터 전체 제작비의 110%를 제공해 제작사가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동시에 IP를 넷플릭스가 독점해, 콘텐츠가 크게 성공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한계도 안겨줬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한국 콘텐츠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성공을 거뒀지만 IP가 넷플릭스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 창작자들은 추가 이익을 얻지 못했다. 반면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는 제작사가 IP를 가져왔기에 리메이크나 시즌2, 웹툰 등을 통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IP를 소유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와 일하는 이유는 소극적인 국내 영상 콘텐츠 투자 환경 때문이다. 서장원 CJ ENM 정책전략실장이 "최근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제작비가 없어서 좋은 콘텐츠를 못 만든다는 소리를 듣고 안타까웠다"며 "넷플릭스는 200억, 300억짜리를 만드는데 우리는 50억, 100억짜리도 못한다"고 지적한 것처럼 넷플릭스 진입 전까지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 투자는 그리 크지 못했다.
성공한 한국 영상 콘텐츠는 대부분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서비스됐다. 한국이 글로벌 OTT의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이에 업계는 IP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국내 영상 콘텐츠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토종 OTT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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