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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휩쓴 연애예능...화제성 甲

2022-12-27 23:55

2022년 예능계 대표 키워드는 '사랑'이다. 방송사와 관계없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했다.

1년간 수없이 쏟아진 연애 리얼리티가 케이블, 종편, OTT에 집중돼 있기에 연말에 프로그램 성공을 축하할 만한 자리가 없다.

2022년을 연애 리얼리티로 뜨겁게 보냈던 것을 돌아보며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OTT연애예능은 다음과 같다.

○드라마보다 과몰입 유발한 '환승연애2'

OTT 휩쓴 연애예능...화제성 甲


연애 예능중 최고 히트작은 지난 10월 종영한 티빙의 ‘환승연애2’다.

역대 티빙 콘텐츠 중 주간 시청 UV(일평균 순 시청자 수) 1위, 16주 연속 유료가입자 기여도 1위 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회는 티빙 이용자의 90% 이상이 봤고, 단체관람 신청도 1만 명을 넘겼다.

성해은 등 주요 출연자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현재 70만에서 100만에 달한다. 누가 커플이 될지 맞춰보고 응원하는 재미, 청년이 연애하지 않는 ‘비연애 시대’의 대리체험, 외모 등 매력자본을 갖춘 인플루언서에 대한 선망 등이 인기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에 SNS 화제성을 담보해 고효율 장르로도 꼽힌다.

시청자들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를 신경 쓰는 이나연-남희두 커플을 보며 공감했고, 헤어진 연인에게 미련을 보이는 성해은, 박원빈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7년 가까이 만난 전 연인 정규민을 잊지 못하고 매일 우는 성해은을 보며 함께 눈물 흘렸다.

그러던 중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던 성해은에게 마지막 입소자 정현규가 나타났다. 정현규는 첫성해은에 "내일 봬요. 누나"라고 직진했다. 이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덮었고 네이버 오픈 사전까지 등재됐다. 전 연인의 차가운 행동에 눈물이 마를 일이 없었던 성해은은 정현규의 직진에 마음이 돌아섰고 성해은을 응원하던 시청자의 열렬한 반응까지 더해져 '환승연애2'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이들의 파급력은 타 방송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환승연애2' 출연자들을 패러디했고, 연예인들 역시 프로그램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며 출연자들을 응원했다. '환승연애2'의 히로인이라 불리는 성해은의 SNS 팔로워 수는 무려 100만 명을 넘어서며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 빌런찾기에 재미쏠쏠... '나는 솔로’

OTT 휩쓴 연애예능...화제성 甲


지난해 7월 첫 방송된 ENA, SBS Plus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 과거 SBS 연애 리얼리티 '짝'을 연출했던 남규홍 PD가 연출해 제작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글로벌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2월 31일 현재까지 넷플릭스 TV쇼 부문 한국 스트리밍 1위는 '나는 솔로'가 차지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스킨십 같은 자극에 치중한 타 연애 리얼리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숙소도 멋스럽지 않고 어딘가 촌스러운 설정이 눈을 사로잡지만, 이 또한 '나는 SOLO'의 매력이다. 평범한 이들이 결혼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겪는 것을 보면 기존 연애 리얼리티와는 다른 깨달음을 준다.

기수마다 등장하는 빌런은 '나는 SOLO'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어느새 '빌런 찾기'에 치중돼 본연의 재미를 잃었다는 평도 존재하지만, 애청자를 미치게 하는 빌런들의 언행은 '나는 SOLO'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자리매김해버렸다. "연애 예능은 욕하면서 보는 재미"라는 대표주자인 셈이다.

이는 조이뉴스24가 엔터 관계자 2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최고의 예능(24표, 2위), 최악의 예능(12표, 3위) 두 가지 질문에 모두 상위권으로 랭크된 것. 최고와 최악을 다 섭렵했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 10기 돌싱 특집 정숙과 영수는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하고, 10기 영철♥현숙 커플이 KBS2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에 출연해 연예인 못지않은 파급력을 자랑했다.

○ 한번 다녀온 사람들의 러브스토리,,,'돌싱글즈'

OTT 휩쓴 연애예능...화제성 甲


MBN, ENA '돌싱글즈'는 한번 다녀온 매력 만점 이혼 남녀들의 연애부터 동거까지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며칠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후 커플 매칭이 되면, 4박 5일간 동거하는 파격 포맷으로 초유의 이목을 끌었다.

시즌1, 2 사랑에 힘입어 론칭된 시즌3 역시 통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합편성채널 동시간대 5주 연속 1위 (유료 가구) 시청률을 수성했고,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제공하는 화제성 부문에서도 방송 내내 이름을 올렸다.

시즌2를 통해 결혼을 골인한 윤남기, 이다은 부부에 이어 시즌 3에서도 최동환, 이소라와 조예영, 한정민 등의 커플이 나왔다. 특히 방송이 끝난 후 사적인 만남을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를 보여준 최동환-이소라 커플의 이야기는 '돌싱글즈 외전-괜찮아, 사랑해'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 MZ세대... 연애 예능 과몰입 이유

연애 리얼리티의 인기는, 청년들이 연애하지 않는 비연애 시대의 흥미로운 초상이기도 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9월 발표한 ‘2022년 제1차 저출산 인식조사’(만 19~34세 비혼 청년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비연애 상태였다. 이 중 70%는 ‘자발적 비연애’ 상태로, 자발적 비연애 비중은 남성(61%)보다 여성(83%)이 높았다. 비연애 청년의 48%는 현재 상태에 만족했고, 절반 이상(53%)은 앞으로 딱히 누구를 만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연애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도 총 응답자의 3분의 1(2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연애가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거부감, 깊어진 젠더 갈등 등을 비연애의 이유로 꼽는다. 단순화하자면 여성은 데이트 폭력이나 불법 촬영이 두려워서, 남성은 옛날처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가는 스토커가 되기 십상이니 연애가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이처럼 연애를 안 하거나 못하는 현실에서 남들의 연애를 구경하는 안전한 방식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갈망과 욕구를 대리 충족하는 것이 연애 리얼리티 붐의 이유다.

[김민경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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