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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결국 희망고문으로 끝난 WBC 4강의 꿈', 과대 포장된 KBO 리그 탓은 아닐까?

2023-03-11 08:57

결국은 희망고문이 되고 말았다.

고개만 숙이면 모든 잘못이 없어지는 걸까? 일본에 대패한 뒤 고개 숙인 대표팀[사진 연합뉴스]
고개만 숙이면 모든 잘못이 없어지는 걸까? 일본에 대패한 뒤 고개 숙인 대표팀[사진 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콜드게임패 직전까지 몰리며 9점차의 대패를 당했다. WBC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떨어져 가는 국내 야구 인기를 되살리고자 한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4강 진출이라는 원대(?)한 희망은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까지 몰리면서 자력 8강 진출은 무산됐다.

'숙명의 한일전'이라는 문구는 허상에 불과했다. 한국과 일본의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존재했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젊은 피는 젊은 피대로 실력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마운드의 한계는 그대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한국은 KBO리그에서 그렇게 펄펄 날았던 영건들이 제대로 1이닝을 버텨내지 못했다.

10명의 투수가 나선 일본전에서 1이닝 이상을 버텨준 투수는 선발로 나선 김광현(2이닝 4실점), 원태인(2이닝 1실점)과 콜드게임패 위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선 박세웅(1⅓이닝 무실점)뿐이었다.

하지만 곽빈-정철원-김윤식-김원중-정우영-구창모-이의리는 어느 누구도 1이닝도 못 넘겼다. 모두 일본의 세 타자를 상대하기에도 벅찼다. 제대로 볼을 던지지도 못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방법을 아예 잃어버린 투수들 같았다.

특히나 김윤식과 구창모 이의리는 일본 타자들과 전혀 싸우지도 못할 정도로 제구력이 엉망이었다. 그런데도 구창모는 비FA로 최대 7년에 132억원이나 받았다. 한국 야구의 인플레를 단적으로 보여준 실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메이저리거들로 테이블세터 자리를 차지한 토미 현수 에드먼과 김하성은 전혀 밥상을 차리지 못했다. 에드먼은 호주전에서 안타 1개를 날렸을 뿐이고 김하성은 2게임 연속 무안타다. 실책으로 나가 이정후의 적시타에 홈을 밟은 것이 전부였다.

에드먼은 실책과 투수 견제구를 놓치면서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서 4번과 5번을 번갈아 가며 맡은 박병호와 김현수도 힘을 쓰지 못했다. 단골 국가대표로 캡틴까지 맡은 김현수는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그나마 이정후 양의지 박건만이 제몫을 해 주면서 KBO MVP로 체면치레만 했을 뿐이다.

"일본과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한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의 정보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도 이번 호주전과 일본전을 계기로 그대로 드러났다.

이제 한국은 남은 중국과 체코전을 통해 땅으로 곤두박질한 체면을 조금이나마 살려야 한다.

일본이 4연승을 하고 체코가 호주를 잡아주는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한국야구가 이렇게 전락하게 된 것은 지나치게 인플레 현상이 낳은 KBO 리그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서글프기 짝이 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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