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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베트남 애제자' 반토안 응원..."더울 때 더 잘 할 것"

2023-03-01 20:32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 현장을 찾아 '베트남 애제자' 응우옌 반토안(27·이랜드)을 격려했다.

박 전 감독은 1일 서울 이랜드FC와 충북청주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1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아 관중석에 앉았다.

반토안은 호난과 함께 이랜드의 투톱으로 출전해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반토안은 열심히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이 정도 추위면 정말 춥다고 생각한다"며 "날씨가 더울 때는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토안은 2016년부터 A매치 47경기에 출전한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다.

유스 시절부터 보낸 자국 클럽 호앙아인 잘라이에서 2015년 프로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이랜드를 통해 첫 이적과 함께 해외 진출을 했다.

박 전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포함해 나와 5년 4개월을 함께한 선수다. 항상 긍정적"이라며 "대표팀에서는 '간식 담당'이었다. 저녁에 대표로 피자나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는 등 궂은일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반토안이 K리그 진출을 모색한 건 박 전 감독의 영향이 컸다.

반토안은 지난달 14일 K리그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님에게서 한국과 베트남의 축구 스타일 등에 대해 들었다. 한국은 파워풀한 스타일이니 그런 걸 이겨내야 한다고 하시더라"며 "많이 어려울 거라면서도, 자신 있게 생활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손흥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베트남에서 지지를 받는 반토안이지만, 이날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는 호된 신고식을 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슈팅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경기 후 반토안은 "오늘 3골을 내줘서 졌지만 2골을 따라붙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다음 경기에는 몸싸움 등을 보완해 90분간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몸싸움과 체격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 장점은 속도다. 속도를 살려 다음에는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반토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반토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굳은 표정으로 답하던 반토안은 박 전 감독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소를 지어보였다.

반토안은 "(박 감독님께서) 이렇게 와서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베트남에서도 경기 후에 같이 식사를 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감독은 앞서 "23세 이하(U-23) 대표팀까지 포함해 5년 4개월간 함께 했다"며 "따로 만나서 해줄 이야기도 없다. 나는 모레 아침 베트남으로 돌아가야 해서 (그 전에) 저녁이나 같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반토안은 "아마 감독님이 삼겹살을 먹자고 하실 것 같다"고 웃었다.

반토안은 "새로운 환경에서는 누구나 어려워한다"며 "한국에 와서 즐기고 있다. 새 동료들, 새 팬들과 만나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동료들, 팬들과 경험이 내겐 가장 소중하다"며 "공격수라서 골을 넣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골이든, 어시스트든 하나는 만들어서 승점을 따고 싶다"고 했다.

경기 전 반토안을 공격진의 핵심으로 꼽은 이랜드의 박충균 감독은 "그가 점점 한국 무대에 적응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 감독은 "속도가 있는 선수라서 공간이 있어야 활약할 수 있는데 먼저 실점해서 공간이 쉽게 생기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긴장도 많이 했다. 내가 봤을 때는 그렇게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며 "한국 축구에 차츰 적응하면 더 좋은 활약을 보일 것 같다"고 했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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