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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41] 바둑에서 왜 ‘일거양득’이라 말할까

2026-07-12 09:12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41] 바둑에서 왜 ‘일거양득’이라 말할까
바둑 용어를 듣다 보면 고사성어가 유난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말은 '한 번의 행동으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특정한 고전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역사서와 문헌에서 '한 번의 행동으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룬다'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면서 굳어진 표현이다. 한국과 일본에도 전해져 일상어와 바둑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일거양득은 오늘날 흔히 쓰이는 사자성어이지만, 조선시대에도 실제로 사용된 표현이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원문에서 세 차례 확인된다.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12권, 정조 5년(1781) 11월 20일 기사에는 정조가 ‘그렇게 하면 시민(市民)에게는 크게 유익하고 본시(本寺)에는 손해가 없으니, 나는 하나를 거행하여 두 가지 이득을 얻는 것으로 여긴다’라고 말한 대목이 실려 있다. 여기서 일거양득은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한 가지 조치를 시행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둔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개화기 이후에 일거양득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0년 7월14일자 ‘영불미(英佛米)의 일본압박연형(日本壓迫連衡)’ 기사에 ‘영불(英佛)은 전후국가발전책(戰後國家發展策)으로하야 지나(支那)의장래(將來)에중요(重要)한 지위(地位)를 획득(獲得)한고 일방하정도(一方何程度)까지 일본압박(日本壓迫)을가(加)하는 소위 일거양득(所謂一擧兩得)의 방책삼국(妨策三國)이 연합(聯合)하야 일본(日本)에임(臨)하얏스나 금(今)에 성립(成立)코자함에지(至)하야’고 전했다.

이처럼 '일거양득'은 조선 후기에는 국정 운영의 효율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근대에는 외교와 정치 전략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경제·경영은 물론 바둑에서도 가장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바둑은 돌 하나를 놓는 게임이지만, 그 돌 하나가 만들어내는 의미는 결코 하나가 아니다. 그래서 바둑에서는 오래전부터 일거양득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해 왔다. '바둑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수가 바로 이런 수다. 한 점을 놓았을 뿐인데 내 집은 늘어나고 상대의 집은 줄어든다. 내 돌은 강해지고 상대 돌은 약해진다. 공격하면서 동시에 수비가 되고, 실리를 취하면서도 세력을 쌓는다. 이것이야말로 바둑이 추구하는 최고의 효율이다.

예를 들어 약한 내 돌을 연결하는 수가 상대의 약점을 함께 노리는 자리라면, 그것은 단순한 연결이 아니다.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이 된다. 반대로 상대를 공격하는 수가 내 집의 경계를 튼튼하게 만든다면, 공격을 위해 수비를 희생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목적을 함께 이룬 셈이다.

이 때문에 프로기사들은 종종 "좋은 수는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목적이 하나뿐인 수는 상대에게 대응할 시간을 준다. 그러나 목적이 둘 이상인 수는 상대를 곤란하게 만든다. 어느 한쪽을 막으면 다른 한쪽의 이익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바둑이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전략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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