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게임 시장은 이미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원신’을 통해 글로벌 오픈월드 RPG의 기준을 끌어올렸고, ‘검은 신화: 오공’처럼 중국의 게임 개발력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작품까지 등장했다. 그래픽, 전투 완성도, 세계관 구성, 라이브 서비스 운영 전반에서 중국 이용자들의 기대치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미르M이 선택한 무기는 ‘추억’이다. 원작 특유의 재미 요소와 주요 시스템을 계승했다는 것. 미르의 전설2가 남긴 상징성과 IP 인지도는 분명 의미 있는 자산이다. 하지만 이 IP가 중국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시점은 20년 이상이 흘렀다. 현재의 중국 게임 이용자층은 이미 세대교체를 거쳤고, 신규 이용자들에게 미르 IP는 ‘전설’이 아니라 ‘과거의 이름’에 가깝다.
사전 지표 역시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미르M은 출시를 불과 4일 앞둔 현재 사전예약자 수 91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적지 않은 숫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국 게임 시장의 규모와 경쟁 강도를 감안하면 흥행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중국에서 중대형 MMORPG나 기대작으로 분류되는 게임들은 사전예약 단계에서 수백만, 많게는 천만 명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차별화 지점이다. 미르M은 원작의 감성과 전통적인 MMORPG 문법을 계승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동시에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빠른 전개와 강한 비주얼 임팩트, 콘솔급 액션성과 서사 몰입을 요구하는 최근 중국 시장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결국 미르M의 중국 진출은 ‘IP의 과거 영광’과 ‘현재 시장의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중국 게임 시장은 콘텐츠 완성도와 혁신, 그리고 현지 이용자들의 변화한 취향에 대한 정교한 대응이 뒷받침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다.
미르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중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의 성공 사례로만 남게 될지는 출시 이후 지표가 증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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