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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39] 왜 ‘포인트’라고 말할까

2024-03-05 07:04

중국 남자 탁구를 세계 최강으로 이끈 판전둥[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남자 탁구를 세계 최강으로 이끈 판전둥[로이터=연합뉴스]
‘포인트’는 외래어이다. 영어 ‘Point’를 우리 말로 표기한 단어로 여러 사전적 정의를 갖는다. 먼저 운동 경기 등에서 득점을 뜻한다. 중요한 사항이나 핵심의 의미도 있다. ‘이 강의 포인트는 역사 바로보기이다’로 할 때 포인트는 그런 의미를 포함한다. 활자 크기의 단위로 포인트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영어용어사전등에 따르면 ‘Point’는 찌르다는 의미를 갖는 고대 프랑스어 ‘Pungere’에서 유래된 말이다. 영어로 유입돼 뾰족한 끝이나 탁월한 기술을 의미하는 뜻으로 포인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미국야구용어사전 ‘딕슨야구사전’에 의하면 ‘Point’는 고도의 기술이나 점수를 의미한다. 미국야구 초창기인 1864년 ‘야구의 아버지’ 헨리 채드윅의 ‘야구 게임’이라는 책에 ‘최상급 경기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플레이를 포인트’라고 정의했다.

1800년대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영국 근대스포츠에서 포인트라는 말은 점수제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사용했다. 포인트를 한자어로 ‘점수(點數)’라고 표기한다. ‘점 점(點)’과 ‘셈 수(數)’로 이루어진 ‘점수(點數)’는 중국에서부터 써왔던 한자어로 영어 어원 등과 잘 통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본 코너 482회 ‘배구에서 포인트(Point)와 스코어(Score)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참조)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點數’라는 말은 총 47회나 등장한다. 우리 민족이 오래 전부터 써왔던 말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포인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7531일자 극도(極度)로열광(熱狂)된 충청경상전(忠淸慶尙戰)’ 기사는 ‘끗까지수이지안는묘기(妙技)는관중(觀衆)의흥미(興味)를잇끄는가운데전승율(戰勝率)이비슷비슷하야한번패(敗)함이업든경상대충청전(慶尙對忠淸戰)이열리게되니때는오후삼시십오분(午後三時十五分)이다이께임의승자(勝者)가우승후보자(優勝候補者)인관계(關係)로장내(塲內)는극도(極度)로『엑사이트』되야께임카운트삼대삼(三對三)이되자『포인트』마다열광(熱狂)된관중(觀衆)의손에는땀이홀럿스며양군(兩軍)의분전반시간여(奮戰半時間餘)에애석(愛惜)히충청군패(忠淸軍敗)하니이로써인기(人氣)는최종(最終)의경상작년전(慶尙昨年戰)이엇다이리하야수(遂)히경상(慶尙)이우승(優勝)한바대회(大會)의전적(戰蹟)과전승율(戰勝率)은다음과갓다’고 전했다.

지금은 포인트 보다 점수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지난 달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보도한 연합뉴스를 보면 ‘중국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매치 점수 3-0으로 승리했다. 중국 남자 대표팀은 한국과 준결승전에서만 매치 점수 2점을 내줬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매치 점수 3-0으로 끝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매치 점수는 게임 스코어를 뜻한다. (본 코너 1038회 ‘탁구에서 왜 ‘게임’이라 말할까‘ 참조)

탁구에선 11점을 획득하면 한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 탁구에서 11점제를 채택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그 이전까지는 21점제 방식을 운영했다. 11점제의 도입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당시 지름 40라지볼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롯됐다고 한다. 라지볼을 사용하면 지름 38인 기존 공을 쓸 때보다 랠리가 길어져 경기 시간이 늘어나고, 자칫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11점만으로 게임을 끝내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선수권대회 등에서 하루에 단, 복식 등 여러 차례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고려한 것이라는 얘기다.
11점제를 채택한 대신 게임수를 늘려 74선승제, 53선승제를 운영했다. 10점에서 동점이 되면 듀스에 들어간다. 10:10이 아닌 상황에선 11포인트를 먼저 획득하는 선수 또는 조가 게임을 이기게 된다. 10:10의 상황, 또는 그 이후 동점에서는 2점을 먼저 앞서는 선수 또는 조가 게임을 이기게 된다. (본 코너 1012탁구 게임은 왜 ‘11점제로 할까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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