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 총괄이 보유한 SM엔터 지분 14.8%를 총 4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다음달 1일까지 시행해 25%를 추가로 확보해 총 40%의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1세대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 인수로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총괄도 약 3%를 계속해서 보유하며 방 의장과 함께 사업 확대를 위한 방법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브의 인수는 최근 SM에서 불거진 이총괄을 둘러싼 경영진 갈등 상황과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이 총괄이 협상 파트너로 하이브를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SM 경영진은 이같은 움직임을 미리 파악했고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어렵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증자를 완료하면 카카오가 SM엔터 지분 9.05%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 총괄은 경영권 분쟁 도중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신주 발행은 위법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경영권을 둘러싼 SM의 분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괄의 의사가 바뀐건 SM엔터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 총괄에서 반기를 들면서부터다. 이 총괄이 독점하던 프로듀싱을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바꾸고 현 경영진이 카카오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상황이 급박해진 이 총괄은 자신이 먼저 하이브에 협상을 제의했다.
하이브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SM엔터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이 총괄도 개인 SM엔터 관계사 지분을 하이브 또는 SM에 양도해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협조한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괄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카카오의 투자가 무산된다면 하이브의 승리로 무게가 기울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4개의 대형기획사(SM, JYP, YG, 하이브)들 중 두 개의 기획사가 하나가 된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이 한 지붕 아래에서 만나 초대형 '공룡' 기획사가 탄생되는 것이다. 이들이 결합한다면 K팝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M 경영진들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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