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륜]나눔과 열정으로 뛴 '아름다운 질주' 경륜 출범 28주년…공공재정과 체육진흥 등 각종 기금 기여액이 총 8조원에 이르러

2022-10-10 19:24

1994년 10월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열린 경륜을 관전하고 있는 모습[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1994년 10월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열린 경륜을 관전하고 있는 모습[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1994년 10월 잠실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이자 그린스포츠를 표방하며 첫 출범한 경륜이 15일로 어느새 출범 28주년을 맞았다.

333m 트랙에서 20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짜릿함에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탄성이 교차하는 경륜이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본다

경륜의 태동

경륜은 사이클로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사이클 경기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통적인 스포츠다. 1868년 파리에서 세계 최초 사이클 경주가 실시된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특히 경륜도 사이클의 한 세부 종목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우리나라 경륜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조성된 올림픽공원내에 자전거경기장(올림픽 벨로드롬)을 건설하면서 시작됐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신설된 다른 경기장들은 각종 스포츠대회, 문화예술행사, 공연장 등으로 활용했으나 유독 막대한 예산(85년 완공 당시 130억원 투입)이 투입되었던 자전거경기장은 유지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뾰족한 활용 대책 없이 방치돼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유산을 이어 받아 출범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의해 활용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ㆍ검토가 이루어 졌다. 그 결과 올림픽 벨로드롬을 활용한 경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법(1991년, 경륜경정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이후 올림픽 유휴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건전한 여가를 즐기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얻어진 수익을 100% 공공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당초의 설립취지가 현재에도 잘 견지되고 있다.

국내 최초 경륜경주 시행과 매출 추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1994년 10월 15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프로 자전거 레이스인 경륜의 출범식을 열었다. 자전거 문화 확산과 체육진흥기금 등 공익기금의 조성을 목적으로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였다.

개막행사는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정작 경주는 사흘 연속 쏟아지는 장대비로 인해 개막 첫 주에는 한 경주도 열리지 못했다. 나무 재질의 벨로드롬이 비에 젖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주인 10월 22일 비로소 역사적인 한국경륜 첫 레이스가 펼쳐졌다. 그날 관중은 500여명, 매출은 1200만원 정도였다.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닻을 올린 경륜은 출발은 미약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이듬해인 1995년 728억원이던 매출액은 시행 7년째인 2000년에 1조원(1조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02년엔 사상 최고 매출액인 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시행 10년도 안돼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2005년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물의 영향으로 스포츠베팅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후 경륜은 2006년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잠실 올림픽공원을 떠나 보금자리를 광명스피돔으로 옮기게 된다. 광명돔경륜장 시대를 연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011년 매출 2조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불법시장의 팽창,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다시 정체기를 맞고 있다.

지금 경륜은 개장 28주년을 맞아 새롭고 발전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경주사업총괄본부는 경륜경정 온라인 발매인 ‘스피드온’이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중하고 어렵게 뗀 발걸음인 만큼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공재정, 지방재정 기여 등 나눔의 레이스 펼쳐

그럼에 불구하고 경륜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성공에 따른 결실은 국가와 지방재정 기여로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레저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 공공재정에 기여한 금액이 6조 3511억원에 달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수익금 가운데 개최경비를 제외한 전액을 체육진흥기금, 청소년육성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지방재정지원 등을 통해 사회로 환원해 왔다. 지난해까지 각종 기금 기여액도 1조 6848억원에 이른다.

이중 가장 많은 배분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올림픽 등 각종 대회를 통해 스포츠강국으로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소외된 이웃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고 지역의 체육ㆍ문화 발전과 자전거활성화 등을 위해서도 지난해까지 225억원을 기부했다.

또한 국내 사이클 경기력 향상과 자전거 인구 확산 역시 경륜이 지난 28년간 수행해온 긍정적 기능 중에 하나다. 스피돔은 지금도 자전거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경륜황제로 등극한 임채빈은 51연승의 신기록을 넘어 78연승을 달리며 경륜의 새역사를 쓰고 잇다.
현재 경륜황제로 등극한 임채빈은 51연승의 신기록을 넘어 78연승을 달리며 경륜의 새역사를 쓰고 잇다.
경륜 역사 속 의미 있는 기록들
지금까지 경륜선수 후보생으로 선발된 인원은 1223명이고 그 중 1년여 기간의 과정을 이수하고 프로 경륜선수로 입문한 선수는 1150명이다. 이중 은퇴선수 등을 제외하고 현재 경륜선수로 등록돼 활동 중인 인원은 총 538명이다.

지난 28년의 역사를 지내는 동안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임채빈(25기)이 세운 51연승(2022년 6월 11일)이다. 임채빈의 신기록 연승행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며 현재 78연승을 달리면서 경륜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임채빈의 연승 역사가 언제까지 쓰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최다승을 기록한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의 홍석한(8기)이다. 홍석한은 2001년 7월에 첫 승을 기록한 후 16년 만에 500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기초체력과 꾸준한 자기관리가 없으면 불가능한 경륜에서 매년 평균 31승씩을 챙긴 꾸준함의 결과다. 홍석한은 현재 538승을 기록 중이며 436승을 기록 중인 2위 장보규와는 100승 이상의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다.

그랑프리 대상경륜에도 특별한 기록이 있다. 한해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그랑프리 우승을 4년 연속으로 제패한 정종진(20기)이 바로 그 선수다. 정종진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연패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경륜전설 조호성(은퇴)이 2000년 중반 세운 3연패를 넘어선 기록이다.

선행 전법으로 322승의 대업을 달성한 선수가 있다. 바로 장보규다. 대열 선두에서 달리는 선수가 후미를 마크하는 선수보다 30%가량 힘을 더 소모하기 때문에 선행 선수가 입상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선행 전법은 그만큼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 경륜 원년(1기) 멤버인 장보규는 특유의 성실함과 노력으로 대기록을 달성한 것인 만큼 그 의미가 깊다.

이홍복 경주사업총괄본부장은 “자전거 문화 확산과 체육진흥기금 등 공익기금의 조성 등을 목적으로 시작된 경륜사업이 어느덧 28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그간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고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발전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단의 사명인 공공재원 조성 등을 통해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