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닝과 위트컴, 존스는 한국 야구가 필요로 했기에 간곡한 요청 끝에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커리어와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대표팀의 부름에 응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실력에 대한 평가와 비판이 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선수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온당한 태도라 보기 어렵다.
이들보다 나은 대안이 있었는가?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얼마나 있었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상당수는 구단의 관리 속에서 WBC 참가 자체가 쉽지 않았고, 부상이나 시즌 준비 문제로 대표팀 합류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 전력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의 초점은 선수 개인이 아니라 대표팀의 전력 구성 과정과 판단에 맞춰져야 한다. 전력 구상이나 기용에 아쉬움이 있다면 그 책임은 이들을 낙점하고 불러들인 지도부의 몫이다. 선수는 선택된 자리에서 자신의 기량대로 뛰는 존재일 뿐이다. 팀 전력 구성의 실패나 전략적 판단의 결과까지 모두 선수 개인이 떠안을 이유는 없다.
야구는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 잘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도 단기전에서는 침묵할 수 있다. 실제로 특정 경기에서 무안타로 돌아서는 장면 역시 낯선 일은 아니다.
2023년 대회 당시 토미 에드먼 역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몇 경기 결과만으로 선수의 가치 전체를 재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일이다.
단기전은 본질적으로 변수가 큰 무대다. 몇 번의 타석, 몇 번의 이닝이 선수 평가를 좌우하기도 한다. 지금 해외파 트리오가 겪고 있는 상황 역시 야구라는 종목이 가진 불확실성 속에서 나타난 과정일 수 있다.
승패가 분명한 스포츠 세계에서 비판은 숙명과도 같다. 하지만 그 비판에는 최소한의 균형과 예의가 필요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선수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거나 몰아세우는 것은 국가대표를 대하는 건강한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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