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비 골대의 기둥 높이는 3.4미터 이상, 폭은 5.6미터, 가로 봉 높이는 3미터이다. 경기 시 선수 보호를 위해 반드시 기둥에 패드를 씌워야 하는데, 패드가 플레이 구역을 30cm 이상 침범해선 안 된다. 골 킥의 특성상 공이 매우 높이 뜨기 때문에 기둥 높이는 높을수록 좋다. 그래서 국제 경기가 치러지는 큰 경기장의 골대는 기둥이 엄청나게 높다. 최소 기준인 3.4m면 골 킥은 판정이 많이 제한되고, 사실상 트라이 게임으로 가야 한다.
럭비 골대가 ‘H’자 모양이 된 것은 존중과 화합을 의미하는 표시라는 해석이 많다. ‘H’자 모양이 전쟁터가 아니라 희생과 협력을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장소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H’자는 ‘Head(머리)’, ‘Heart(가슴)’, ‘Hand(손)’, ‘Happy(행복한)’를 나타낸다고도 한다. 이는 럭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들이다. 경기를 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럭비는 페어플레이를 통해 ‘노 사이드(No side)’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19세기 영국에서 럭비가 발전하던 시기,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이 “노사이드!”를 외쳐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이는 더 이상 양 팀 간의 대결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스포츠맨십 아래 동등하다는 의미였다. 이 용어는 전통적인 영국 스포츠 정신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특히 격렬한 스포츠인 럭비의 핵심 가치인 ‘신사정신(Gentleman’s game)‘을 상징한다. (본 코너 1474회 ’왜 럭비에서 ‘노사이드’라고 말할까‘ 참조)
‘H’자 형 럭비 골대는 바로 럭비를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정신적인 행동의 의미를 제시해준다. 이는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의미를 갖는 징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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