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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토막 리뷰] 소울라이크? 그건 하는 사람만 하는...'P의 거짓'은 달랐다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1.9.0.0 버전 기준 리뷰

2025-06-30 14:12

네오위즈 'P의 거짓' 1.8.0.0 버전 시작화면. 난이도에 '나비의 인도'가 추가됐다. 이후 1.9.0.0 버전에서는 DLC '서곡'의 일반 몹 난이도가 하향됐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네오위즈 'P의 거짓' 1.8.0.0 버전 시작화면. 난이도에 '나비의 인도'가 추가됐다. 이후 1.9.0.0 버전에서는 DLC '서곡'의 일반 몹 난이도가 하향됐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네오위즈의 3인칭 액션 RPG(역할 수행 게임) 'P의 거짓'(개발 라운드8 스튜디오)를 DLC(다운로드 콘텐츠) '서곡' 이 출시되고, 1.9.0.0 버전 패치(20일)까지 진행된 상태를 기준으로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소위 '소울라이크'(게임 '다크소울'과 유사한 높은 난이도의 액션 게임)의 팬 입장이 아닌 일반 게이머의 입장에서 리뷰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P의 거짓을 시작하고 나서 막 기차역을 나왔을 때 화면. 비교적 낮은 사양(기자의 경우 그래픽 카드가 라데온 RX 6600이다)에서도 훌륭한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을 보여준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본편 인게임 화면
P의 거짓을 시작하고 나서 막 기차역을 나왔을 때 화면. 비교적 낮은 사양(기자의 경우 그래픽 카드가 라데온 RX 6600이다)에서도 훌륭한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을 보여준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본편 인게임 화면

소울라이크라고 하면 대부분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장르는 하는 사람만 하는, 마니악한 장르라고 하는 것이다. 여러 번 죽어가면서 적의 패턴을 익히고, 결국 공략했을 때의 쾌감은 어떤 게임하고도 비교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쾌감은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다.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가 '어려운 것을 넘어 섰을 때'에 있다고 믿는 게이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1번의 극적인 도파민 분비를 위해 10번, 100번의 실망과 분노를 원하지는 않는 게이머들도 세상에는 많다.

그런 의미에서 'P의 거짓' DLC(다운로드 콘텐츠) 발표가 나왔을 때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이 바로 난이도 조정이었다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았다. P의 거짓이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에는 대부분 이견을 달지 않으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중간 보스 '청소부들의 수장 베로니크'와의 대결. 기자는 베로니크 격파 후 계속 베로니크의 옷을 입고 플레이 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다. 보스들이 각각 얽힌 사연이 게임을 흥미롭게 한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가장 인상 깊었던 중간 보스 '청소부들의 수장 베로니크'와의 대결. 기자는 베로니크 격파 후 계속 베로니크의 옷을 입고 플레이 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다. 보스들이 각각 얽힌 사연이 게임을 흥미롭게 한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 장르 중에서는 비교적 쉽다고 하지만, 패링, 회피의 타이밍이 강제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었다는 점을 대다수의 게이머는 부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P의 거짓의 난이도 추가는 과연 성공이었을까? 기자의 관점에 본다면 P의 거짓 DLC는 강력 추천 수준이다. DLC를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난이도가 추가된 지금의 P의 거짓(20일 출시한 1.9.0.0 버전 기준)은 어떤 게이머에게든 쉽게 추천할만한 게임이 됐다.

그렇다면 실제 난이도는 어느 정도였을까. 기자 체감상으로 '나비의 인도'(가장 낮은 난이도)로 게임을 플레이 해 본 결과 무척이나 쾌적하게 크라트 도시를 만끽할 수 있었다.

'P의 거짓'의 DLC 첫번째 메인보스 죽음의 인형사 마르키오나. 인형사와 인형이 각각 공격하는데. 가장 잘 만들어진 보스 중 하나로 꼽힌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P의 거짓'의 DLC 첫번째 메인보스 죽음의 인형사 마르키오나. 인형사와 인형이 각각 공격하는데. 가장 잘 만들어진 보스 중 하나로 꼽힌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애초에 난이도를 추가하면 '너무 낮아서 재미없다'와 '난이도를 낮춰도 어렵다' 어느 한쪽으로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P의 거짓의 '나비의 인도'는 그 어느 중간에 적절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핵 앤 슬래쉬 류 게임의 시원시원한 진행은 아니지만, 공략의 재미는 적절했다.

'나비의 인도' 레벨을 난이도 만으로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갓 오브 워' 시리즈와 '엘든 링'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느낌이다. 단순히 모닥불과 비슷한 느낌의 저장소(별바라기)가 있고, 가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점 등은 확실히 소울라이크라고 부르기에 이상하지 않지만,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즐길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주어진 느낌이다.

여기에 무기의 조합 등을 연구한다면 체감 난이도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소울라이크 시스템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꽤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난이도를 제외하면 P의 거짓 게임은 어떤가를 보면, 매우 훌륭했다. 본편만 본다면 이미 나온지 꽤 된 게임이기에 길게 분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픽 최적화 면에서는 현재 나온 AAA급 게임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느껴진다.

물론 최고의 그래픽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최근 나온 AAA급 게임들이 최적화로 인해 받는 비난을 생각한다면, 노트북의 내장 그래픽 카드나 스팀덱에서도 과도한 사양 양보 없이 아름다우면서도 음산한 고딕풍 도시 크라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강점이다.

여기에 'DJMAX' 시리즈를 운영하는 네오위즈의 게임답게 훌륭한 사운드, 어색하지 않은 성우 연기(한국어 성우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으나, 게임 분위기를 생각하면 영어가 낫다고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 면에서는 더 할 나위 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굳이 파고들며 연구하지 않아도 확연히 보이는 전체 스케일과 개인사는 적절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반전도 미리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납득이 가는 전개를 유도했다.


여기에 훌륭한 타격감, 무기 조합의 재미 등은 이런 재미있는 게임을 난이도 문제로 인해 즐기는 사람만 즐겼다는 점이 억울할 정도였다. 무기 밸런스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이 게임이 공평해야 하는 멀티 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에 따라 맞는 무기를 고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고평가 받을 만 했다.

여기에 DLC는 본편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특히 평론가들 사이에서 본편 이상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은 스토리와 전개의 힘이 컷다. 과거로 돌아가 본편에서는 알 수 없었던 '장미 저택 사건'과 '전설의 스토커 레아'의 진실에 대해 탐구하는 재미는 상당했다.

DLC 난이도는 적절한 수준이었다. 난이도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있었으나, 보스의 경우 협조자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더욱 난이도를 낮춰주기 때문에 몇 차례 정도 시도하면 클리어가 어렵지 않았다.

기자만의 사견일 수 있으나, 보스 공략의 협조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등장은 단순히 난이도를 낮춰주는 것 뿐 아니라, 나름 사연을 가진 이들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감동을 더해주었다.

NPC와의 대화를 통해 이어져 가는 스토리들도 매우 흥미롭다. 본편처럼 결말에영행을 미치지는 않지만, 눈물겨운 이야기가 많다. 위 이미지의 로사우라 역시 안타까운 사연을 사진 인형이다. 꼭 로사우라 앞에서 인사, 탭댄스, 하트 제스처를 사용해 보자.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NPC와의 대화를 통해 이어져 가는 스토리들도 매우 흥미롭다. 본편처럼 결말에영행을 미치지는 않지만, 눈물겨운 이야기가 많다. 위 이미지의 로사우라 역시 안타까운 사연을 사진 인형이다. 꼭 로사우라 앞에서 인사, 탭댄스, 하트 제스처를 사용해 보자.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여기에 최초 소위 '잡몹'의 난이도가 높다는 불만을 바로 1.9.0.0 버전 출시로 해결해 주었기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최초 DLC 출시 당시에는 낮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DLC 난이도가 높아서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으나, 1.9.0.0 버전 패치나 나온 후 이런 지적은 사라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도가 없어 간혹 비슷한 지형이 반복되는 경우 헷갈린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로 기자는 2번째 메인 보스인 '두 얼굴의 감시자'를 만나기 위한 입구를 찾지 못해 약 1시간 동안 헤맸다.

즉, 1회차만 클리어한 상태에서 DLC를 진입하더라도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수준은 아니었다.

DLC의 배경 역시 매우 흥미롭다. 본편이 음산한 크라트 시티를 배경으로 시작한다면 DLC는 설원에서 시작해 동물원, 놀이 공원 등 재미있는 배경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연금술사들의 과거 이야기를 탐험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하 연구소 탐험도 흥미롭다.

본편을 클리어 한 시점에서 본편과 동일한 배경인 크라트 호텔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고양이 스프링의 경우 과거 시점인 DLC 플레이 중 방울을 달아주면 본편에서도 방울을 달고 있다는 점 등 소소한 기믹이 있다.

DLC는 인형 폭주 사태에 맞서 크라트 시를 지켰던 전설의 스토커 '레아'의 이야기를 뒤쫒아 가게 된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DLC는 인형 폭주 사태에 맞서 크라트 시를 지켰던 전설의 스토커 '레아'의 이야기를 뒤쫒아 가게 된다. 출처 : 네오위즈 'P의 거짓' DLC '서곡' 인게임 화면

DLC의 길이는 챕터 4까지로, 본편이 챕터 11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분의 1보다 조금 긴 정도로 보이이나, 각 챕터의 밀도는 더 높은 편이어서 2분의 1보다 조금 짧게 느껴진다. 본편 가격의 절반이 안되는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총평하자면, 이미 꽤 많이 나온 평가이지만 이정도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 국내 게임사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소울라이크 류 액션 게임이라는 것이 놀랍다. 참고로 이 게임은 국산 게임사에서 보면 마그나카르타 2 이후 무려 15년 만에 등장한 국산 3D 액션 패키지 게임에, 액션 게임 개발 경험이 거의 없는 제작사가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아도 좋은 수준이다.

DLC까지 포함해서 평가하면 더 훌륭한 게임이고, 파고들만한 가치가 있다. 비교적 낮게 평가하는 이들도 '소울라이크'라는 관점에서 평가해서 좋다, 나쁘다를 가르고 있기 때문에 일반 게이머라면 '재미있는 액션 게임'으로 평가하는데 부족함은 적다.

이 게임을 시작으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2024년 4월 26일 발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3월 28일 발매)가 연이어 나오고, 게임성이나 스토리, 그래픽은 몰라도 모두 훌륭한 최적화로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DLC를 포함해 국산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한 특이점으로 후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도 여겨진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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