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누와 카약, 그리고 조정의 차이점은 나아가는 방향에서 결정적으로 차이가 난다. 조정은 노를 저어서 후진을 하지만, 카누와 카약은 노를 저어서 전진을 한다는 점이다. 요트 종목과는 바람의 이용 유무에서 차이가 있다.
카누와 카약은 비슷해 보이지만 모양에서부터 다르다. 카누는 뚜껑이 없는 배에 외날 노를 사용한다. 하지만 카약은 가죽으로 둘러싼 배에 양날 노를 사용한다. 카누(canoe) 종목은 혼자서 타는 종목을 C1, 둘이 타면 C2, 4명이 타면 C4라고 부른다. 카약(kayak) 종목은 K를 따서 K1, K2, K4 등이라고 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kayak’이라는 단어는 에스키모 이누이트어로 ‘사람이 탄 배’ 또는 ‘사냥 배’라는 뜻이다. 이누이트족은 그린란드 일대에 살았으며, 나무나 고래 뼈로 만든 프레임 위에 동물 가죽을 덧댄 카약을 운송, 사냥, 낚시에 사용했다. 덮개가 있는 윗부분과 고래 지방으로 코팅된 부분은 차가운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준다. 이누이트족 카약 선수들은 부력을 높이기 위해 카약의 앞뒤에 공기가 채워진 물주머니를 넣었다고도 한다.
카약은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독일 뮌헨의 한 박물관에는 1577년 제작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약을 소장하고 있다. 카약을 레크리에이션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중후반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카약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카약이 널리 보급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다.
카누와 카약 경기 종목은 스프린트와 슬라럼으로 나뉜다. 스프린트는 잔잔한 물 위에서 속도를 겨루는 경기고, 슬라럼은 인공 경기장에 설치된 급류에서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이다. 슬라럼의 경우 통과 시간과 기술 벌점을 합산하여 겨룬다. 초보자들은 아무래도 카누보다 카약을 선호하는데, 이유는 카약이 카누보다 노를 젓기 쉽고, 조종성이 카누보다 좀 더 낫기 때문이다. 카약은 가벼워서 운반하기가 더 쉽고 바람이나 조류에 밀리지 않도록 러더(지느러미같은 모양)가 있다. 또한, 카약은 뒷부분에 보조 배를 부착할 수 있다. 보조 배 부착시 안전성이 더욱 높아지고 바다처럼 파도가 센 곳에도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카약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버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7년 7월22일자 ‘버른돈은안해에게’ 기사는 ‘눈과 어름ㅅ속에 고기를잡아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단순한 그네의 생활을 단한번이나마 윤택케 하고자 일년일차 굉장한 잔치를 열어서는 멧칠동안 모든 것을 다잇고 먹고 춤추고 논답니다그런데 일년간 얼마 못되게번 그 것을 그 멧칠에날려버리는 수가 만하서 카약(에스키모의배) 이며 해표(해표(海豹))의 껍질이며 다 업새버리고도로 탈탈이 빈주먹이 되야버리는 것입니다.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업새기전 반드시그안해아페 버려노코 이만큼버럿다는것을 보고하는 의무만은 잇지 안는다고요.월급봉투도 보이지안는 완악한사랑양반께 들려드럿스면 조흠즉한이야기가 아니오니까?’‘고 전했다. 눈과 어름 속에서 사는 에스키모인들이 일년 중 몇일동안 즐기기 위해 축제를 가지면서 카약과 바다식량을 모두 없애면서도 벌은 돈만은 아내에게 바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이 스포츠로서의 카약 종목을 본격적으로 보도한 것은 1950년대 이후였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 카약 종목 일정과 기록을 소개했다. 역대 올림픽 카누와 카약에서 가장 강한 국가는 독일이며, 헝가리, 스웨덴, 루마니아 등도 강호호 꼽힌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강한 면모를 보인다. 중국은 올림픽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딴 적도 있을 정도이다. 한국은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천인식이 남자 K1 1000m, K2 500m, K2 1000m에서 첫 3관왕을 달성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조광희가 K1 200m에서 24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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