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단은 일찌감치 이들을 '비FA 다년 계약'으로 묶어 전력 이탈을 차단하려 했으나, 선수들의 행보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2022년 삼성과 5년 총액 12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종신 삼성맨'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구자욱의 선택은 다년 계약 연장이 아닌 'FA 시장 진출'로 기우는 모양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구자욱이 FA 권리를 행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계약금'을 꼽는다. 비FA 다년 계약은 총액 규모는 크지만, 대부분 연봉 형태로 지급되어 선수 입장에서는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목돈이 부족하다. 반면 FA 신분을 얻어 시장에 나갈 경우, 도장을 찍는 순간 수십억 원에서 백억 원에 달하는 '사이닝 보너스(계약금)'를 일시에 확보할 수 있다.
최근 KBO리그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리그 최정상급 타자인 구자욱의 몸값은 120억원 이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에 남더라도 FA 자격을 얻어 '시장가'를 확인한 뒤, 거액의 계약금을 포함한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이 선수 개인에게는 훨씬 유리한 선택이다. 결국 구자욱은 프로 선수로서의 정당한 가치 평가와 실리를 택할 가능성이 좀 더 커보인다.
마운드의 에이스 원태인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삼성은 올 시즌 원태인에게 비FA 선수 최고 수준인 연봉 10억 원을 책정하며 파격적인 예우를 했다. 이는 타 구단이 원태인을 영입할 때 지불해야 할 보상금을 30억 원 규모로 높여 국내 이적을 원천 봉쇄하려는 전략적 포석이었다.
하지만 원태인은 구단의 다년 계약 제안에는 확답을 피하며 '해외 진출'이라는 본인의 오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2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면, 원태인은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자유로운 신분으로 메이저리그(MLB)나 일본 프로야구(NPB)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삼성 구단은 원태인을 다년 계약으로 묶어 해외 진출 시기까지 통제하려 했으나, 원태인의 해외 진출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은 다시 삼성 구단으로 넘어왔다. 구자욱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가를 상회하는 역대급 돈을 준비해야 하며, 원태인에게는 해외 진출을 전제로 한 파격적인 보장안을 제시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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