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하성은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9-1 승리에 일조했다.
김하성은 7회 초 레이 커를 상대로 비거리 120m짜리 장쾌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6호 대포였다. 스코어는 샌디에이고가 일방적으로 앞선 9-0이 됐다.
애틀랜타는 9회에 야수 루크 윌리엄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승부는 결정이 난 데다 다음날 더블헤더를 소화해야 해서 불펜 투수들을 아껴야 했기 때문이었다.
9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윌리엄스의 이퓨스(아리랑볼)를 지켜보며 3-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맞았다. 대부분 구속이 시속 80km대였다. 5구째 시속 86km짜리 '아리랑볼'이 가운데 약간 높게 들어오자 김하성은 강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치지 않았으면 볼넷으로 출루할 수 있었다.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김하성은 아웃됐다.
가만 뒀으면 볼넷인데 김하성은 왜 쳤을까?
메이저리그에서는 야수가 마운드에 오를 경우 타자는 볼넷으로 걸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웬만한 볼을 건드려 안타를 치거나 아웃이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볼넷으로 걸어가는 것을 '야수 투수'에 대한 '민폐'로 여기기 때문이다. 빨리 이닝을 끝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치는 것이다. 그것이 홈런이 되고 안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규 투수가 아닌 '야수 투수'에게서 볼넷을 얻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규 투수의 '아리랑볼'에는 신경질을 낸다. 삼진이라도 당하면 방망이를 내리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농락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이 '야수 투수'를 상대로 3루 땅볼로 아웃된 것은 상대를 배려한 '매너'인 이유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