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3년을 ‘K-씨름’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경기방식 및 경지장 혁신, 협회 운영 및 지원, 브랜드 육성 등을 통해 'K-씨름'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선수 출신 씨름인, 관계자, 학계 등 전문가들과 'K-씨름 진흥방안'을 마련했다.
씨름은 그동안 대형스타 부재와 기술씨름 쇠퇴로 인기를 잃어 왔다. 1980~90년대 시청률이 30~40%대에 이르는 등 남녀노소가 사랑한 스포츠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 세대와 언론매체에서 외면 받았다.
이에 씨름 선수 출신 인사와 대한씨름협회 관계자, 학계·미디어·마케팅 등 전문가로 구성된 ‘케이(K)-씨름 진흥 민관합동위원회’가 논의해 ‘K(케이)-씨름 진흥방안’을 내놨다.
문체부는 전통의 현대적 해석, 대회 혁신, 씨름의 보편화를 씨름 부흥의 3대 방향으로 정했다.
◇ 씨름의 현대적 해석
전통씨름에서 띠를 허리에 두어 번 둘러감아 잡고 경기를 치르는 ‘띠씨름’, 샅바를 각자의 오른팔에 감아 상대의 왼쪽 허벅지에 매고 허리샅바는 잡지 않는 ‘빠씨름’ 등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해 씨름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다.
◇ 씨름의 혁신
독창적인 대회 없이 비슷한 대회가 반복되는 문제점을 고치고 늘 봐왔던 형태가 아닌, 역동적인 경기가 되도록 경기방식·관람콘텐츠·경기장 등 대회 전반을 혁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 4개 체급 중 가장 경량급인 ‘태백’급보다 낮은 체급인 ‘소백’급을 신설해 기술씨름 성장을 유도하고 기존 토너먼트 방식이 아닌 다양한 대진 방식을 도입하고 경기 규칙 개편하여 경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려는 시도이다.
◇ 씨름의 보편화 추구
시·군 단위 체육관에서 주로 열려 미디어를 사로잡지 못했던 설날·단오·천하장사 4개 대회의 서울·대도시 개최를 추진해 언론매체의 주목도를 높이고 MZ세대가 즐길 수 있는 대회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밖에 중장년층·남성 중심의 종목에서 탈피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통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해 유소년·여성·MZ세대·외국인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부 사항으로 어린이집·유치원 대상 놀이형 씨름 체험프로그램과 초등학교 씨름 교과를 개발·보급하고 MZ 세대를 겨냥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전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2023년을 K-씨름 부활의 원년으로 삼아 전성기 씨름의 환호와 강채, 추억을 되살리겠다”면서 “씨름의 모든 것을 혁신해 제2의 이만기, 강호동이 나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1980년대에 우리 씨름은 최고의 부흥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침체기를 겪고 있다"며 "전성기였던 1980년대 이상으로 씨름이 국민스포츠로서 재도약했으면 좋겠다. 저도 씨름인의 한 사람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예능화된 씨름이 TV에 다시 노출되기도 했다. KBS ‘태백에서 금강까지 - 씨름의 희열’, 채널A ‘천하제일장사’가 대표적인 예시다. 하지만 화제성과 대중적 인기라는 척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문체부의 씨름 진흥방안이 주춤하고 있는 전통스포츠 씨름의 위세를 ‘들배지기’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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