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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가 K팝 쏘아올린 작은 공

2023-02-08 16:56

사진=나무위키 제
사진=나무위키 제
그룹 '빅뱅' 출신 승리(33·이승현)가 오는 11일 만기 출소를 앞둔 가운데 그의 추락이 재조명되고 있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 뇌관을 뒤흔든 '버닝썬 논란'이 도화선이 돼 2019년 3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버닝썬 논란은 대한민국 서울 호텔의 나이트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및 경찰 유착·마약·성범죄·조세 회피·불법 촬영물 공유 혐의 등을 아우르는 대형 범죄 사건이다.

출소 이후에도 연예계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간 K팝에서 보기 드문 나쁜 죄질이기 때문이다.

YG는 소속 가수들을 매번 감싸왔다. 처음에 승리도 감쌌다. 성접대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카톡이 공개됐을 때도 "조작된 것"이라며 승리를 두둔했다. 하지만 의혹이 끊이지 않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가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자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결국 '승리 리스크'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회사의 신뢰도에 금이 가자 YG도 결국 승리를 포기했다. YG와 빅뱅의 이름값을 총동원해도 승리를 구해내지 못할 수준으로 승리의 혐의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승리 역시 데뷔 13년 만인 지난 2019년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YG와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했다. YG에서 나오는 동시에 빅뱅에서도 탈퇴했다.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승리는 지난 2020년 1월30일 기소됐고 한 달여 뒤 입대해 군인신분으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입대 당시 도피성 입대라는 비판도 받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승리의 상습도박 혐의를 유죄로 보고 카지노 칩에 대한 추징을 명령하지 않은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군인 신분을 유지한 채 국군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승리는 지난해 6월 민간교도소로 옮겨져 수감돼왔다.

승리의 불명예스러운 탈퇴 후 한국을 넘어 아시아 톱그룹으로 발돋움했던 빅뱅 멤버들도 지난 3년간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리더 지드래곤만 기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남았고 대성, 태양, 탑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빅뱅 멤버들 모두 솔로 활동을 활발히 할 예정이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며 “범죄자인 승리와 함께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빅뱅과 함께 승승장구한 승리

승리는 2006년 빅뱅 멤버들과 데뷔했다. 빅뱅은 2세대 K팝 보이그룹 간판이다.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뱅뱅뱅' 등의 히트곡을 내며 K팝 아이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팀에서 막내인 승리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스스로도 지난 2018년 7월 발매한 솔로 첫 정규 앨범 '더 그레이트 승리' 간담회 당시 항상 '뒷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형들인 빅뱅의 쟁쟁한 다른 네 멤버들에 치였다는 것이다.


음악과 패션 감각으로는 지드래, 얼굴로는 탑, 춤으로는 태양, 예능감각으로는 대성에게 밀렸다고 했다. "설 자리가 없어 위기의식이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그때부터 '위험한 생존력'이 발동했다. 다른 멤버들과 부딪히지 않는 영역을 찾다가, 장사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라멘 등 요식업 영역에서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설립한 DJ 레이블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인수합병, YGX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승리는 이 레이블의 대표가 됐다. 특히 MBC TV '나 혼자 산다', SBS TV '미운 오리 새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업가로서 모습을 뽐내 '승츠비'로 통했다.

빅뱅 멤버들이 입대로 공백기를 보내는 사이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함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공백을 메우는 등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꼴이 됐다. 다른 연예인들처럼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닌, 직접 운영한다고 방송에서 밝힌 버닝썬이 쇠사슬이 돼 그를 묶은 것이다.

◇ 승리가 K팝계에 던진 메시지

당시 승리 논란과 더불어 그의 절친 정준영과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의 단체 대화방 파문은 이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 은퇴 등으로 이어졌다. 또 박유천과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마약 의혹,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의 외국인 재력가 성접대 의혹, 잇단 물의로 인한 YG의 추락, 가수들의 학교 폭력 가해 논란까지 더해져 연일 인터넷을 달궜다.

K팝계에 변곡점이 성과 위주의 보여주기식 K팝의 화려한 이미지보다 음악 안에 담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 조성됐다. 이에 인성을 부각시킨 '인성돌'이 쏟아져 나왔다. 기획사들은 노래·춤 교육 못지 않게 인성 교육 코스를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비중 있게 포함시켰다. 대형 기획사는 성 교육 강의도 트레이닝에 추가했다.

아이돌 업계와 함께 예능계도 변화를 맞이했다. '나 혼자 산다' '미운 오리 새끼' 등 승리가 자신의 본질과 다르게 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준 TV 예능 프로그램은 반성하며 검증 시스템을 강화했다.

현재 승리 폭탄을 넘긴 K팝 업계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부정적 스캔들도 대폭 줄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고 있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한 영향력'이 커졌고 이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만큼 부담도 더욱 크다.

승리의 불명예스러운 탈퇴 후 한국을 넘어 아시아 톱그룹으로 발돋움했던 빅뱅 멤버들도 지난 3년간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리더 지드래곤만 기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남았고 대성, 태양, 탑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빅뱅 멤버들 모두 솔로 활동을 활발히 할 예정이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며 “범죄자인 승리와 함께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견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K팝이 한계를 모르고 성장하는 중인데, 이런 때일수록 더 경계해야 한다. 다른 고질적인 문제가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승리 사태는 K팝 산업이 혹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 되돌아보게 만든 들었다"고 말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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