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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27] 왜 수영 종목이 ‘레크리에이션’ 활동일까

2022-10-22 05:27

일반인들이 심신단련을 위해 레크리에이션으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이용객이 강습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인들이 심신단련을 위해 레크리에이션으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이용객이 강습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형석(103)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이자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도 현역 때처럼 왕성한 활동을 해 100세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한 해 200회 이상의 강연과 방송 출연, 신문 칼럼을 집필하는 ‘영원한 현역’이다. 김 교수가 수영으로 건강 관리를 해온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60세 무렵 수영을 하기 시작해 거의 매일 즐기다시피 했다. 30분 정도 수영하면 피곤이 다 풀린다. 신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까지도. 하지만 100세가 되고부터는 체력에 부담을 느껴 주 3회에서 1회로 줄였다”고 그는 말한다.

김형석 교수는 수영을 경기로 하기보다는 일종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으로 생각했다. 엘리트 운동선수처럼 기록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심신 단련을 위해서 필요한 운동이라고 여긴 것이다. 여기서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은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치유하고 건강을 지키는 여가활동을 의미한다. 수영을 포함해 산책, 조깅 등을 건강 목적으로 하는 경우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레크리에이션은 영어 ‘recreation’을 발음대로 표기한 외래어이다. 원래는 재창조,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recreāre’가 어원이다. 접두사 ‘re-’는 다시라는 뜻이며 ‘creāre’는 창조하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14세기부터 영어로 아픈 사람을 치료하거나 기분 전환시킨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일본에선 19세기말 메이지 시대, 레크리에이션을 ‘복조력(復造力)’이라는 말로 번역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레크리에이션에 관한 인식이 깊어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후부터라고 한다. 1938년 설립된 일본후생협회가 1948년에 재단법인 일본 레크리에이션협회로 개칭되면서부터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일본보다 늦은 1960년대이후 레크리에이션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을 인터넷 검색어로 찾아보면 1960년대부터 등장한다. 조선일보 1962년 3월27일자 ‘「매스·콤」과 학생층(學生層)’ 기사는 ‘자고나면 자리속에서 방송음악(放送音樂)을 듣는것으로부터그날의「레크리에이션」은 시작(始作)된다.「다이얼」을들리기만하면 어느방송(放送)에서나얼마든지 풍당(豐當)한음악(音樂)을 골라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당시 방송 등 매스컴을 이용해 음악을 듣는 것을 레크리에이션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

레크리에이션은 현재 놀이, 게임, 여가를 포괄하는 의미의 생활 문화, 놀이를 뜻하는 넓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는 사전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좀 더 좁은 의미로 쓰인다. 특정 공간에 모여 사회자 및 구성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신체적인 놀이 활동으로 레크리에이션을 생각한다.

영어 ‘re-creation’으로 쓰면 개념이 달라진다. 이 말은 새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쓰인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은 하이픈을 쓰면 안된다. 레크리에이션은 스포츠나 음악, 공예, 사교 행사 등 여가 활동을 하는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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