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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대타가 더 잘치네'. 대체선수 이상대, 모두가 탐낼 에이스급-PBA팀리그

2022-09-22 07:39

이상대는 2라운드 한시적 팀리그 멤버. 하나카드 선봉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의 대체선수로 기용되었다.
대체선수 그 이상의 활약을 한 이상대(사진=PBA)
대체선수 그 이상의 활약을 한 이상대(사진=PBA)
샷 차이가 느껴지는 대타. 하나카드의 선두 행진이 걱정스러웠고 카시도코스타스의 프로답지 않은 행보가 도마위에 올랐다.

과연 걱정하던 그대로였다. 첫 게임을 하위권 휴온스에게 대 역전패했다.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당한 충격 패였다.

신정주-김가영, 이상대, 김진아, 신정주가 이어진 네 세트에서 단 1승을 못 올렸다. 이상대는 5세트 남단식에 출전, 오성욱에게 3:7로 졌다.

카시도코스타스의 공백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그가 있었으면 5세트에서 끝나거나 어쨋든 이겼을 경기였다.


TS샴푸와의 2차전도 선봉의 공백이 컸다. 3-1에서 3-4로 잡혔다. 그래도 이상대는 선전했다. 1세트 남복식에서 3연타, 4연타로 7점을 쳤다. 에이스 응우옌은 4점이었다.

2게임만에 빠르게 적응했다. 기본 실력이 탄탄하다는 증거. 이상대는 올시즌 세차례 투어 챔피언십에서 세찬 바람을 일으킨 늦깍이.

식당을 하다가 코로나 등으로 망한 후 당구에 전념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시즌 개막 블루원 대회 8강에 이어 2차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선 결승까지 올랐다. 하나의 대체 선봉장인 꾸억 응우옌을 16강전에서 꺾었다.

상대는 두 번 모두 사파타. 첫 8강전에선 0-3으로 졌지만 결승 싸움에선 세트를 주고받으며 7세트까지 갔다. 1세트를 14:11에서 역전패 한 것이 아쉬웠으나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3차 TS대회에서도 32강전에서 찬 차팍, 16강전에서 팔라존을 꺾었으나 8강전에서 김재근에게 잡혔다.

3개 대회에서 준우승 1번, 8강 2번이면 수준급 기량.

대체선수라는 컴플렉스를 버리고 팀 분위기에 녹아들면서 샷 감을 찾은 이상대는 3차전부터 빛났다.

신정주와 함께 SK전 1세트 남자복식전에서 이겨 팀 첫 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상대는 4점으로 지원했다.

블루원과의 4차전에선 처음으로 2세트에 나섰다. 하지만 응우옌과 함께 한 1세트 남복식에선 큐 대 한 번 못 만졌다. 사파타가 1이닝 초 첫 공격에서 11점 퍼펙트를 완성했기 때문이었다.

0-3으로 몰려 패색 짙은 경기. 그러나 하나카드는 이때부터 싸움을 시작했다. 한세트만 더 져도 끝나는 상황에서 이상대는 찬 차팍을 꺾고 5세트서 승리, 대역전승의 다리를 놓았다.

어느새 5세트의 사나이가 된 이상대. NH와의 5차전 5세트에 등장했다. 김현우를 물리치고 세트 스코어 2-2를 3-2로 만든 뒤 김가영에게 넘기자 김가영이 잘 마무리했다.

6차전 크라운해태. 이상대는 또 5차전에 나왔다. 세트 스코어 3-1, 마무리 역할이었다. 3-0에서 4세트 혼복을 역전패했기에 불안불안했다.

하지만 이상대가 바로 해결, 기다리고 있던 6세트의 김가영, 7세트의 신정주를 편안하게 만들어 격한 환영을 받았다.

이상대는 6이닝 7연타로 박인수를 11:4로 눌렀는데 7연타의 과정이 압권이었다.

뒤돌리기와 옆돌리기로 올린 첫 2점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세번째 포지션은 매우 어려웠다. 길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약간의 역회전을 주며 단-단-장의 세워치기 더블 쿠션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었다.

난관을 극복하자 길이 나타났다. 뒤돌리기 두번으로 5점까지 갔다. 남은 건 2점. 투 뱅크 샷이 떴다. 긴 옆돌리기도 가능했다.

원 샷인가, 1점 또 1점의 스탭 바이 스탭인가. 벤치 타임아웃.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 이상대는 조언을 받으며 스스로 결정했다.

미묘한 함정이 있는 옆돌리기로 치고 또 치는 것 대신 한 방에 걸었다. 확률은 옆돌리기가 조금 더 높은 듯했지만 이상대는 투 뱅크샷의 그림이 더 마음에 들었다.

긴 시간 끝에 마침내 뱅크 샷. 내공이 투 쿠션 후 1목적구를 때린 다음 쿠션에 한 번 더 부딪친 후 쿠션에 붙어있다싶이 한 2목적구까지 때렸다. 카시도코스타의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이상대는 카시도코스타스가 돌아오면 떠난다. 보내기엔 아까운 인재. 팀 리그 전체 남자선수의 절반 이상은 되는 실력.

때가 되면 누군가가 데려 갈 것 같다. 그리되면 하나카드가 후회 할 터. 대타로 나와 대타자가 된 선수가 적지 않다. 이상대도 지금 그 길에 들어섰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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