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트 남자복식에 나선 Q.응우옌과 이상대는 큐 대 한번 못 잡아봤다. 1 이닝 선공에 나선 사파타가 포지션 공을 치면서 11점 퍼펙트 샷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블루원의 강민구도 큐를 못 잡은 건 같지만 승리에 편승하는 것이어서 기분 좋은 '휴식'이었다.
2세트 여복식. 스롱이 펄펄 날았다. 김가영이 1이닝에서 3연타를 터뜨렸지만 바로 뒤집혔다. 스롱은 3이닝 6연타 등 자기 차례만 오면 득점, 혼자서 9점을 다 쳤다.
3세트 선봉장 대결. 1세트에서 11점을 몰아친 사파타와 응우옌의 싸움. 사파타가 차근차근 치고 나가 6:3까지 앞섰다.
응우옌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13:12까지 만들었으나 응우옌이 한차례 공타를 날리는 사이에 사파타가 1점, 2점을 연이어 쳐 115:13으로 3세트 마저 가져갔다.
쳐보지도 못하고 지고 나름 열심히 쳤는데도 지면서 0-3. 하나카드는 더이상 비빌 언덕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가 바로 역전의 시간이었다.
신정주-김진아가 4세트 혼성복식에서 강민구-서한솔을 9:0으로 제압, 처음으로 한 세트를 따냈다.
그래봤자 1-3, 갈 길이 멀었다. 5세트는 아직 안정이 덜 된 대체선수 이상대. 그가 상대해야 할 선수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놀았던 찬 차팍이었다.
조금은 기우는 듯한 관계. 그러나 투어 챔피언십 결승까지 가며 바람을 일으켰던 이상대는 몇차례 헛손질을 했으나 5이닝 5연타를 바탕으로 결국 11:9로 이겼다.
6세트는 여자 에이스 대결. 투어 챔피언십 결승 전적 1승 1패의 김가영과 스롱.
스롱이 여복식에서 펄펄 날았기에 6세트에서 끝나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아니었다.
스롱은 0점으로 슬슬 기었고 김가영은 공타 없는 4이닝 연속 공격으로 훨훨 날아 9:0, 완승을 작성했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3-3. 승부는 다시 원점이었다.
하나카드는 2라운드 첫날 휴온스에 당한 7세트 역전극의 반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최후의 대표선수는 단식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늙은 전사 김병호. 과연 그가 단단한 엄상필을 누를 수 있겠는가.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첫 이닝에서 투 쿠션 뱅크 샷을 터뜨려 잘하면 이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던졌다.
엄상필과 김병호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조금씩 실수를 하는 바람에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8이닝 스코어가 고작 4:4였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기. 주장의 샷 하나에 양쪽 벤치가 쓰러지기도 하고 격렬한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병호가 9이닝에서 정체상태를 헤치고 나가는 2연타를 쏘았다. 엄상필도 지지 않고 3연타를 쳤다. 그러나 마지막에 힘을 쓴 건 김병호였다.
김병호는 10 이닝에서 뱅크 샷 등으로 3점을 올려 기세를 올린 후 11이닝에 2연타를 기록, 대 역전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천신만고 끝의 이 승리로 하나카드는 4위로 떨어질 뻔 했다가 이날 이긴 농협, 크라운과 함께 공동 1위를 지켰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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