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국테니스의 요람' 소강배중고테니스대회 반세기 맞아 성황리에 개최…소강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의 생전 스포츠 사랑 되새겨

2022-07-22 09:50

'한국 테니스의 요람' 소강배 전국남여중고등학교테니스대회가 어느듯 반세기를 맞았다.

테니스 매니아인 소강이 테니스를 즐기던 모습[소강민관식육영재단 제공]
테니스 매니아인 소강이 테니스를 즐기던 모습[소강민관식육영재단 제공]
소강(小崗)배는 고 민관식 대한체육회장의 아호를 딴 대회로 1973년 고고성을 울린 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2년 동안에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줄기차게 달려왔다.

반세기를 결산하는 제50회 소강배 테니스대회에는 전국 60여개의 중고교 팀과 테니스아카데미 팀에서 300여명의 예비 테니스 스타들이 참가해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에서 21일까지 단체전과 개인전 단식 및 복식 등 총 11개 부문(여중부 단체전 미진행)이 성황리에 펼쳐졌다.

지금은 북한 땅이 된 개성에서 1918년에 태어난 고 민관식 회장은 체육인이자 정치인이며 교육자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아시아의 변방에 머물런 우리나라 스포츠를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하도록 기초를 다져 '대한민국 근대스포츠의 아버지'로 추앙을 받고 있다.

1962년부터 1970년까지 대한체육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태릉선수촌을 건립하고 코치 아카데미를 개설해 지도자와 선수들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도록 힘을 쏟았으며 경기단체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체육회관(현 서울 중구 무교동 소재)을 건립하고 경기단체장의 임명제를 자율적으로 선임하도록 함으로써 체육계의 민주화에도 큰 공헌을 했다.

또 대한체육회장을 마치고 문교부장관(1971년~1974년·현 교육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창설해 꿈나무 선수들의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무엇보다 소강은 경기고 학창시절 탁구선수로도 활약한 스포츠맨 출신으로 또한 자타가 공인하는 테니스 매니아이기도 했다.

1950년대에 미 대사관 직원들과 교류하면서 테니스를 처음 접한 소강은 문교부 장관 시절 본격적으로 테니스 보급에 열을 올렸고 이때 창설된 대회가 소강배대회다.

당초 소강배는 협동과 화합을 중시하는 소강의 오랜 지론에 따라 학교대항 단체전만 열렸으나 최근들어 테니스가 학교에서 육성하기 보다 테니스아카데미 형태로 많이 변형이 됨에 따라 3년전인 제47회 대회부터는 개인전으로 단식과 복식을 개최하고 있다.

전북 전주고에 다닐때 제1회 소강배에 출전한 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강배와 인연을 맺고 있는 양주식 한국중고테니스연맹 부회장(65)은 "소강배에서 굳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입상만 하면 당시 문교부장관이신 민관식 회장께서 직접 학교장에서 전화를 해서 격려를 해주시는 가 하면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면 즉석에서 해결해 주시는 등 오늘날 우리나라 테니스가 발전하는데 큰 초석을 놓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소강은 생전에 소강배를 개최하면 빠짐없이 참가헤 선수들과 임원들을 격려하며 “소강배가 한국의 큰 선수들을 길러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하곤 했다.

소강의 말 처럼 소강배는 그동안 대한민국 테니스 대들보들을 배출해왔다. 이형택 김봉수 류진선 노갑택 전창대 이우룡 전영대를 비롯해 최근에는 세계 메이저대회에까지 출전한 정현 권순우 등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 온 많은 스타들이 모두 소강배를 거치며 꿈과 희망을 키워 온 테니스 스타들이다.

오랜기간 소강을 아버지로 모시며 함께 해 온 재단법인 소강민관식육영재단 정대철 이사장은 "소강은 스포츠분야 뿐만 아니라 고교 평준화와 방송통신대학을 설립해 교육기회를 확대한 교육자이며, 자유당 국회의원 신분으로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표를 과감하게 던진 민주주의의 신봉자이시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과학입국의 기초를 마련한 과학자이며 대한약사회 회장으로 마약퇴지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켰다"면서 집념과 돌파력을 갖추고 계시면서도 인간적인 따뜻함과 자상함을 갖춘 분이라고 추모하고 있다.

소강은 2006년 1월 16일 평소처럼 테니스를 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와인을 곁들여 저녁을 마친 뒤 잠자리에 든 뒤 소천했다. 소강의 높은 뜻을 이어 (재)소강민관식육영재단에서는 2009년부터 소강체육대상을 제정해 체육계에 공헌한 인물을 대상으로 대상, 공로상, 지도자상. 언론상, 최우수선수상, 특별상 등 6개 분야에서 시상을 계속하고 있다.

제50회 소강배 여고부 결승전에서 오지언이 김효선을 맞아 서브를 넣고 있다.[한국중고테니스연맹 제공]
제50회 소강배 여고부 결승전에서 오지언이 김효선을 맞아 서브를 넣고 있다.[한국중고테니스연맹 제공]
21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에서 막을 내린 제50회 소강민관식배전국남녀중고등학교대항테니스대회에서는 이지호(양구고)와 오지언(중앙여고)이 각각 남녀 고등부 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지호는 대회 마지막날 남고부 결승에서 서정훈(안동고)을 2-0(6-3 6-4)로 눌러 올시즌 4차례 연속 준우승을 씻고 첫 단식 정상에 올랐으며 남고부 복식에서는 노현서(동래고) - 심관옥(부천GS) 조가 문주원 - 이지호(이상 양구고) 조를 2-0(7-5 6-4)으로 눌러 우승했다.

여고부 결승에서는 오지언이 김효선(원주여고)과 마지막 3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끝에 2-1(6-1 5-7 10-6)으로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여고부 복식에서는 강나현-이상윤(경북여고)조가 김하은 - 박유빈(이상 원주여고) 조를 2-0(6-4 6-1)로 물리치고 첫 정상에 올랐다.

또 남중부에서는 류창민(서초중)이 단식에서 같은 학교 김영훈을, 복식에서는 김영훈과 호흡을 맞춰 박현진-주성준(양구중)조에 완승을 거두고 2관왕에 올랐고 여중부에는 최서윤(김포GS)이 백세은(복주여중)을 2-0(6-1 6-3)으로 꺾고 생애 첫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여중부 복식 결승에서는 김아경 - 이채린(이상 중앙여중) 조가 같은 학교 이제이 - 정의수조에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단체전에서는 홈 코트 이점의 양구중과 양구고가 남자 단체전을 휩쓸었고 여고부 단체전에서는 중앙여고가 2016년 이후 7연 연속 정상을 지켰다. 여중부 단체전은 이번에 열리지 않았다.

한편 재단법인 소강민관식육영재단은 남녀 중고등학교 단식 우승자에게는 4명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이와 함께 남녀 중학교 단체전 우승팀 가운데 최우수선수 1명에 대해서는 고교 3년 동안 매년 2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소강재단은 앞으로도 한국 테니스의 발전을 위해 꿈나무 양성에 더욱 정성을 쏟겠다고 밝혔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