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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39] 육상 200m, 400m는 왜 출발 레인이 다를까

2022-07-05 11:34

전 세계 단거리 최고 스타 우사인 볼트가 200m에서 곡선주로를 달리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단거리 최고 스타 우사인 볼트가 200m에서 곡선주로를 달리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육상 200m와 400m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곡선 주로에서 서로 다른 위치로 출발한다. 레인별로 스타트 라인이 다른 것은 직선 주로가 아닌 곡선 주로가 그 이유이다. 100m 경기처럼 직선 주로라면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곡선 주로는 트랙을 도는 각도 때문에 출발선이 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육상 곡선주로는 영어로 ‘bend’라고 말한다. ‘bend’는 휜다는 의미의 ‘curve’와 비슷한 단어이다. 영어 용어사전에 따르면 고대 독일어 ‘band’에 어원을 둔 ‘bend’는 활을 구부린다, 커브 상태로 들어선다는 고대 영어 ‘bendan’를 거쳐 1800년대 후반 곡선을 뜻하는 단어로 스포츠 용어에서 사용했다. 미국 야구용어사전 폴 딕슨의 ‘베이스볼 사전’에 의하면 1904년 미국 프로야구에서 커브볼을 대신하는 말로 쓰였다 육상 용어로 쓰인 것은 아마도 1900년대 초반부터가 아닐까 추정된다.

원래 곡선주로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똑바르지 않은 기하학적 대상으로서의 선을 의미하는 곡선(曲線)과 달리는 길을 의마하는 주로(走路)로 구성된 말이다. 곡선이라는 단어는 먼저 수학적인 용어로 도입됐다가 육상에서 영어 ‘bend’의 번역어로도 쓰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곡선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곡선이라는 단어가 검색되지 않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개화기 이후 들어온 말로 추정된다.

육상 400m트랙은 원칙적으로 곡선주로 120m 2개와 직선주로 80m 2개로 이뤄져 있다. (본 코너 735회 ‘왜 육상 트랙은 ‘400m’로 만들어진 것일까‘ 참조) 곡선 주로 2개를 합치면 완벽한 원 형태가 된다. 각 레인 폭은 1.22mfh 8개 레인이 설치돼 있다. 곡선 주로 레인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동심원 바깥쪽 원주가 더 큰 값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트랙 한 바퀴를 돌았을 때 400m 거리를 정확하게 도는 것은 8개 레인 중 1번 뿐이다. 2번부터는 한 바뀌에 400m 이상을 돌게 된다. 따라서 레인별로 똑같이 400m를 맞추기 위해서 스타트 라인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수학적인 거리 계산을 통해 2번 레인은 1번 레인보다 7.036m 앞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후부터 스타트 라인은 레인당 7.666m씩 앞으로 나간다. 결과적으로 8번 레인은 1번 레인보다 53m이상 앞서 스타트블록 위에 설치해야 한다.

200m와 400m에서 곡선주로를 달리는 것은 원심력과의 싸움이다. 1,2번 레인은 급격한 커브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더 큰 원심력을 받아 오히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게 육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3,4,5,6번 레인을 가장 좋은 레인으로 꼽는 것이다. 결승진출자 가운데 1~4위가 3~6번 레인을 추첨으로 배정받는 이유이다. 실제로 400m 경기 결과를 보면 바깥쪽에서 달리는 선수가 안쪽에서 달리는 선수보다 기록적으로 유리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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