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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후보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선발 변신중인 문동주가 큰 변수, 자칫하면 6년만에 중고신인 신인왕 탄생할수도[마니아포커스]

2022-06-08 07:52

올시즌 KBO 리그에는 대어급 신인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문동주(한화 이글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아직 프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주춤한 사이 또 다른 신인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마저 어느새 존재감이 희미해져 버렸다. 이제는 아예 신인왕 후보조차 꼽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변해 버렸다.

'슈퍼루키'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김도영은 대수비, 대주자로 나서면서 아직 프로에 적응중이다.[KIA 타이거즈 제옥]
'슈퍼루키'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김도영은 대수비, 대주자로 나서면서 아직 프로에 적응중이다.[KIA 타이거즈 제옥]
올해 10개 구단에서 지명된 신인은 모두 110명. 1차 지명 10명에 2차지명 각 팀마다 10라운드까지 100명이었다. 이 가운데 올시즌 현역선수로 등록된 신인은 모두 50명으로 투수가 32명, 야수가 18명이다.

6일 현재 이들 신인 50명 가운데 단 한차례라도 1군 무대에 데뷔전을 가진 선수는 투수 11명에 야수 8명으로 19명뿐이다. 아직 31명은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일구월심 1군에 콜업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신인으로 1승을 올린 투수가 없다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선발로 나선 신인 투수조차 없다. 여기에다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타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슈퍼루키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문동주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초반 출장을 못하는 사이 김도영이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시범경기서 펄펄 날던 모습과는 달리 프로의 쓴맛을 톡톡히 보면서 이제는 선발보다는 대주자, 대수비로 나서며 프로에 적응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김도영은 44경기에 나섰지만 타율이 아직 2할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0.194(124타수 24안타) 9타점에다 실책도 6개나 되고 OPS도 0.501(장타율 0.266, 출루율 0.235)로 간신히 5할대에 턱걸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문동주는 불펜에서 1이닝에 이어 2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 데뷔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한화 이글스 제공]
문동주는 불펜에서 1이닝에 이어 2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 데뷔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한화 이글스 제공]
문동주는 뒤늦은 5월 10일 LG전에 처음으로 불펜으로 등장해 ⅔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으나 이후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으로 1이닝만 던지다 7게임째인 5월 26일 두산전부터는 3경기 연속 2이닝씩을 던지면서 선발 수업을 쌓았다. 다만 3경기째 2이닝을 소화하면서 6이닝 동안 홈런을 4개나 허용한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이렇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김도영과 문동주가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동안 신인타자쪽에서 박찬혁(키움)과 이재현(삼성)이 눈길을 끌었다.

박찬혁은 4월에 5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타율도 0.241(79타수 19안타)를 올리며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으나 5월들어 타율이 1할5푼대로 급전직하하면서 결국 5월 17일 이후 2군으로 밀려났다.

이 사정은 이재현도 마찬가지다. 이재현은 22일 대구 kt전에서 1-2로 뒤지던 7회말 역전 2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주전 유격수로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동안 부상중이던 김상수가 복귀하면서 체력안배 차원에서 역시 지난달 30일 2군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시즌 초반 반짝 눈길을 끌었던 루키들이 사라진 틈을 타 권광민(한화) 한태양(롯데)이 최근들어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확실하게 자신을 각인시킬 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문동주가 선발로 나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신인왕 싸움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현재의 추세라면 중고신인이 신인왕을 움켜 쥘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당해연도 신인들과는 달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중고신인들은 꽤 눈에 띈다.

두산 2년차 최승용은 에이스 미란다의 대체선발로 선발기회를 잡은 뒤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2년차 최승용은 에이스 미란다의 대체선발로 선발기회를 잡은 뒤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두산 베어스 제공]
대표적으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선발로 나선 2년차 최승용과 2018년에 입단했지만 올시즌 첫 데뷔해 필승조로 활약한 정철원을 비롯해 한화 중심타선으로 성큼 올라선 김인환, 육성선수에서 롯데의 리드오프로 등장한 황성빈, 2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키움의 주전 2루수인 김수환, 박해민이 빠진 중견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의 김현준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다 주로 불펜으로 나서는 9억팔 장재영(키움)과 아직 1승에 그쳐 있지만 남지민(한화) 황동재(삼성)도 앞으로 활약여부에 따라서는 단숨에 신인왕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역대 39명의 신인왕 가운데 입단한 년도 신인이 아닌 경우는 1989년 태평양 돌핀스의 박정현을 비롯해 지금까지 12차례 있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당해년도 신인이 아닌 '중고신인'이 대세를 이루기도 했었다.

즉 2008년 최형우(삼성)를 시작으로 2009년 이용찬(두산), 2010년 양의지(두산), 2011년 배영섭(삼성), 2012년 서건창(넥센), 2013년 이재학(NC), 2014년 박민우(NC), 2015년 구자욱(삼성), 2016년 신재영(넥센·이상 당시 소속팀 기준)에 이르기까지 중고 신인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러다가 2017년 이정후(키움)를 비롯해 2018년 강백호(kt), 2019년 정우영(LG), 2020년 소형준(kt), 2021년 이의리(KIA)가 5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으로 신인왕이 됐다.

올시즌에도 순수 고졸 신인들이 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6년만에 중고신인이 다시 신인왕으로 선정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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