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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의 저주(?). 그를 이기고 우승한 선수는 없다

2022-03-26 08:18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쿠드롱은 절정의 고수다. 그렇다고 매번 이기는 건 아니다. 더러 덜미를 잡힌다. 승부 세계에 절대 강자는 없기 때문이다.

천적관계. 하지만 쿠드롱은 5회 우승인데 마민캄은 제로(사진=PBA제공)
천적관계. 하지만 쿠드롱은 5회 우승인데 마민캄은 제로(사진=PBA제공)
최강자를 무너뜨렸으니 우승도 바라볼 만하다. 하지만 지금 껏 쿠드롱의 벽을 넘은 다음에 챔피언이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쿠드롱의 저주’다.

지난 시즌 SK월드 챔피언십에서부터 이번의 챔피언십까지 1년간 열린 대회는 모두 7개.

쿠드롱은 최근 열린 4차, 5차, 6차 대회에서 3연속 우승했지만 앞선 3차례의 대회에선 결승 진출을 놓쳤다.

그에게 패배를 안긴 선수들은 모두 우승 실력을 갖춘 강자들이었다.

지난 해 3월의 SK 월드챔피언십에선 호프만이 쿠드롱을 잡았다. 16강전에서 3-1로이겼다. 샷 감각이 예사롭지 않았다.

기본기가 탄탄한 터 여서 우승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8강전에서 강동궁에게 1-3으로 바로 무너졌다.

9월의 시즌 2차대회인 TS 샴푸 챔피언십에선 해커의 제물이 되었다. 해커는 32강전에서 쿠드롱을 3-0으로완파,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가면만 쓴 묘한 당구 인플러언서가 아니라 실력이 만만찮은 재야고수로 급 부상했다.

우승을 바라볼 수도 있겠다 싶었던 화제의 해커는 그러나 4강전에서 마르티네스에게 0-4로 완패했다.

쿠드롱은 11월의 3차 휴온스 챔피언십 8강전에선 신정주에게 1-3으로 물렸다. 신정주는 원년 대회 챔피언. 우승 기운이 감도는 듯 했다.

두 번째 우승을 내다봤으나 4강전에서 레펜스에게 3-4로 무너졌다. 쭉 이기고 있다가 레펜스의 7세트 5이닝 5연타에 당해 손에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마민캄은 쿠드롱의 천적. 천하 제1의 쿠드롱도 마민캄을 만나면 힘을 못쓴다.

챔피언십 4차례 대결 전적이 1승3패다. 그런데 쿠드롱을 3번이나 꺾고도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더 하다. 아무래도 쓸데없이 이긴 듯 하다.

둘 모두 16강행이 결정된 다음의 32강전 3차전이라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었다.

마민캄이 3-1로 역전승, 3전승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1번 시드로 유리한 위치에서 16강 진출자 중 최하위인 16위를 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16위가 까다로운 서현민이었고 1-3으로 졌다.

쿠드롱을 꺾었다는 기쁨을 즐길 새도 없이 16강 탈락이었다. 쿠드롱은 김임권을 3-0으로 완파하고 여유만만하게 8강행.

졌다면 어땠을까. 김임권도 잘 싸우나 그래도 서현민보다 편했을터. 그리고 이기면 김종원.

이긴 게 화근이었다.

‘쿠드롱의 저주’라고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쿠드롱을 무너뜨리려고 힘을 너무 많이 소진했거나 뜻밖의 승리로 붕 떠있는 바람에 차분하게 승부를 펼치지 못했거나 샷 감각이 좋은 강자를 만났기 때문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를 이기고 난 다음 길이 좋지는 않다.

8강전은 쿠드롱-김종원, 강동궁-오성욱, 서현민-사파타, 호프만-신정주의 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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