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4. 투수냐, 타자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510080230067758f6b75216b21121740159.jpg&nmt=19)
야구선수 출신이면 대부분 골프에 쉽게 접근한다. 도구를 들고 공을 때리는 동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때리는 동작이 주업인 타자 출신이 던지는 일이 주업인 투수출신보다 공을 잘 쳐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러나 실제 필드 성적이나 적응력을 보면 전반적으로 투수 출신이 앞선다. 스코어뿐만 아니다. 야구선수들이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욕심을 부리는 드라이버 비거리도 타자보단 투수가 앞서는 편이다.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으로 한화 2군감독 시절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이정훈 한일장신대학교 코치는 “야구할 때의 몸에 밴 습관이 골프의 비거리와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투수는 최대한 팔을 ‘곧게’ 끝까지 뻗지만 타자는 그렇게 정직하게 공을 때리면 거의 야수들에게 잡히므로 타격 끝부분에서 손목을 꺾어야 하는데 그것이 골프에선 아주 나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이정훈이 때린 공은 잘 나가다가도 끝에서 휘어져 벙커에 들어가곤 했다. 반면 현역 투수시절 ‘제구력의 마술사’로 불렸던 이상군이 날린 공은 80% 이상이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어졌고 입문 1개월여 임에도 어프로칭을 다 터득한 듯 했다.
야구도 골프의 OB처럼 파울볼이 있다. 그러나 야구는 얼마든지 다시 치면 된다. 그러므로 온 힘을 다해 때려도 되지만 골프는 치명적인 벌타를 먹는다. 그것 역시 타자출신에겐 약점이고 공을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넣어야 하는 투수출신에겐 강점이 될 수 있다.
야구는 세 번에 한번만 잘 치면 좋은 타자이나 골프는 세 번이 아니라 10번에 한번만 잘못쳐도 형편없는 선수로 머무르게 된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세세하게 따지면 엄청나게 다른 것이 야구와 골프인데 그래서 선동열, 박찬호, 이승엽, 마해영 등 프로야구 출신 중에서 골프를 잘친다는 레전드들도 이구동성으로 ‘골프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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