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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4. 투수냐, 타자냐?

2020-05-10 08:03

[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4. 투수냐, 타자냐?

[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4. 투수냐, 타자냐?


야구선수 출신이면 대부분 골프에 쉽게 접근한다. 도구를 들고 공을 때리는 동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때리는 동작이 주업인 타자 출신이 던지는 일이 주업인 투수출신보다 공을 잘 쳐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러나 실제 필드 성적이나 적응력을 보면 전반적으로 투수 출신이 앞선다. 스코어뿐만 아니다. 야구선수들이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욕심을 부리는 드라이버 비거리도 타자보단 투수가 앞서는 편이다.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으로 한화 2군감독 시절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이정훈 한일장신대학교 코치는 “야구할 때의 몸에 밴 습관이 골프의 비거리와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투수는 최대한 팔을 ‘곧게’ 끝까지 뻗지만 타자는 그렇게 정직하게 공을 때리면 거의 야수들에게 잡히므로 타격 끝부분에서 손목을 꺾어야 하는데 그것이 골프에선 아주 나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이정훈이 때린 공은 잘 나가다가도 끝에서 휘어져 벙커에 들어가곤 했다. 반면 현역 투수시절 ‘제구력의 마술사’로 불렸던 이상군이 날린 공은 80% 이상이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어졌고 입문 1개월여 임에도 어프로칭을 다 터득한 듯 했다.

야구도 골프의 OB처럼 파울볼이 있다. 그러나 야구는 얼마든지 다시 치면 된다. 그러므로 온 힘을 다해 때려도 되지만 골프는 치명적인 벌타를 먹는다. 그것 역시 타자출신에겐 약점이고 공을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넣어야 하는 투수출신에겐 강점이 될 수 있다.

야구는 세 번에 한번만 잘 치면 좋은 타자이나 골프는 세 번이 아니라 10번에 한번만 잘못쳐도 형편없는 선수로 머무르게 된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세세하게 따지면 엄청나게 다른 것이 야구와 골프인데 그래서 선동열, 박찬호, 이승엽, 마해영 등 프로야구 출신 중에서 골프를 잘친다는 레전드들도 이구동성으로 ‘골프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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