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일)

축구

해외파는 자동 승선?…원칙 잊은 슈틸리케호

소속팀에서 출전 못하는 이청용-박주호 재발탁

2017-05-22 13:12

해외파는 자동 승선?…원칙 잊은 슈틸리케호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또다시 원칙에 어긋나는 선수 선발을 진행했다. 자신이 뱉은 말은 이미 잊은 지 오래인 모양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 나설 24명의 선수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새 얼굴들도 보였지만 원칙에 벗어난 선수들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 "선수는 경기를 뛰는 게 중요하다"며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발탁하지 않겠다"라고 선발 원칙을 세웠다. 선수를 이름값이 아닌 실력으로 판단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이같은 원칙은 초반 대표팀을 꾸릴 때 잘 지켜졌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여러 선수들이 승선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당시 기회를 잡은 선수들 가운데 현재까지 살아남은 이는 거의 없다. 이정협(부산)만이 명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유럽파가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자신이 세운 원칙을 깨고 선수들을 발탁하기 시작했다. K리그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은 부름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는 유럽파는 꾸준히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카타르전 선수 명단에도 이런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눈부신 활약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창민과 황일수를 발탁하면서 새판을 짜는 듯한 모양새를 갖췄지만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박주호(도르트문트)도 함께 명단에 포함했다.

해외파는 자동 승선?…원칙 잊은 슈틸리케호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는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때문에 집중적으로 보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이창민과 황일수의 활약을 눈여겨 봤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제주는 K리그 클래식에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고 K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남아있다. 이런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지켜볼 만하다.

그러나 이청용과 박주호의 발탁 이유는 앞선 선수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는 두 선수의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중국과 시리아전에서 일부 선수들이 부담감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이 단결되고 정신적으로 강해지기 위해 경험 있는 선수의 합류가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현재의 상태가 아닌 그간 대표팀 소속으로 뛴 경험을 토대로 발탁했다는 얘기다. 이미 원칙에서 벗어났음은 물론이고 해외파는 조건 없이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행태이다.

경험을 따진다면 A매치 출전 횟수로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터이다. 그렇다면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 출전(103경기) 기록을 보유한 이동국(전북)을 발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동국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정확히 하자면 경험은 핑계일 뿐, 단지 슈틸리케 감독 본인에 입맛에 맞는 선수를 발탁하기 위해 경험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이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원칙을 깨트린 선수 발탁을 진행한 슈틸리케 감독. 그런데도 불구하고 카타르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대표팀과의 인연도 막을 내린 전망이다.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snowbal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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