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쿠어스 필드에 대한 한국인 투수들의 '추억'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 데뷔전 승리', 앞선 선배들은?

2014-06-07 19:34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미국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는 메이저리그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야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로키산맥을 따라서 펼쳐진 콜로라도 주(州)의 경관도 멋있지만, 덴버라는 도시 자체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여행지로도 손색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야구팬들이라면 한 번쯤 ‘쿠어스 필드’에서 쿠어스 맥주를 사 들고 가서 야구를 즐기는 꿈을 꿔 볼 만하다. 하지만, 그 경관에 비해 야구장이 선수들에게 주는 위압감은 상당히 큰 편이다. 특히, 해발 1,61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유독 ‘높이 뜬 타구’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 타구는 어김없이 홈런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래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 바로 쿠어스 필드이기도 하다.

바로 이 쿠어스 필드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이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지난 7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8안타를 맞는 고전 속에서도 6이닝 2실점 호투를 선보이면서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류현진의 승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앞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한국인 투수들도 어려워했던 쿠어스 필드 원정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 그러했고, 고산 지대에서 호흡하기 어렵다는 악조건마저 극복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만했다. 경기 내내 가뿐 숨을 몰아내면서도 시즌 7승째를 기록한 류현진은 팀 내 다승 2위를 달리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쿠어스 필드’에 대한 추억

이렇듯 류현진은 처음 만난 쿠어스 필드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앞선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선배’들은 사실 쿠어스 필드와 썩 좋은 인연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난타를 당한 끝에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에 오르거나, 그대로 패전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박찬호는 1996년 5월 29일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100마일짜리 공을 던지면서 자신의 최고 구속을 기록한 바 있다.

박찬호의 쿠어스 필드 데뷔전은 ‘구원 투수’로서 기록된 것이었지만, 그도 사실 ‘쿠어스 필드 선발 데뷔전’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1997년, 풀 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았던 박찬호는 그 해 7월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6과 1/3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 이가 모두 ‘선발 등판 데뷔전’에서는 승리 투수로 덴버 교민들에게 즐거움을 준 셈이었다.

이후 콜로라도는 한국인 선수들과 의외로 많은 인연을 자랑했다. 그 중 김병현은 2005년부터 콜로라도로 이적해 선발로 활약했는데, 그가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동안 총 48경기에 등판하여 11승 1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김병현과 함께 콜로라도에 몸 담았던 김선우(현 LG)는 2005년 9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3피안타 완봉승을 거둬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쿠어스 필드 최고의 피칭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몇 차례 ‘강력한 순간’을 제외하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들도 썩 재미를 못 본 구장이 바로 쿠어스 필드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현역 시절, 쿠어스 필드에서 총 18경기에 등판했는데, 5승 2패로 승패기록은 준수했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6.06에 이르렀다. 김선우 역시 한 차례 완봉을 기록하는 등 3승 무패로 선전했지만, 쿠어스 필드에 총 11경기에 등판하여 5.35의 평균자책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인 투수들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유독 쿠어스 필드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콜로라도에만 오면 통산 평균자책점이 5.24로 나빠졌다. 8승으로 팀 내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잭 그레인키 역시 쿠어스 필드에서는 4.58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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