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범수의 몸값이다. 김범수는 이번 FA 시장 개막 초기부터 모기업의 주력 상품인 K9 자주포 한 대 가격인 80억 원을 자신의 가치(?)로 언급하며 이른바 '자주포 계약'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원소속팀 한화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사이 시장의 온도는 급격히 식었고, 결국 스프링캠프 출국을 단 이틀 앞두고 KIA와 3년 총액 2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는 자주포1대 값의 정확히 4분의 1 수준으로, 사실상 '덤핑 계약'에 가까운 결말이다.
함께 KIA 유니폼을 입은 홍건희의 사례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홍건희는 당초 두산 베어스와 맺었던 2+2년 계약 중 잔여 2년 15억 원의 보장 금액을 스스로 뿌리치고 옵트아웃(계약 파기 후 FA 선언)을 선택했다. 더 큰 시장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승부수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약 두 달간의 'FA 미아' 위기 끝에 친정팀 KIA와 1년 총액 7억 원이라는 단기 계약에 합의했다. 보장된 15억 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을 받아들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김범수와 홍건희의 '헐값 이적'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구단들이 냉철한 실리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자주포의 꿈이 20억에 그친 21일, 대전과 광주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