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이토록 담담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탈한 자원들의 공백을 지우고도 남을 강력한 영건과 베테랑의 조화가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 정우주가 있다. 정우주는 데뷔 첫해부터 150km 중후반의 강속구를 앞세워 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한승혁과 김범수의 이탈은 역설적으로 정우주가 더 중요한 보직에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확실한 상수로 거듭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여기에 78억의 사나이 엄상백의 보직 전환 가능성도 한화의 계산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시즌 선발로서 다소 부진했던 엄상백은 시즌 막판 불펜으로 이동해 오히려 안정감을 찾았다. 류현진, 문동주, 그리고 외인 원투펀치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견고한 상황에서, 엄상백을 불펜 필승조 혹은 롱릴리프로 활용하는 카드는 한화에 큰 힘이 된다. 이미 KT 시절 불펜에서도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그의 다재다능함은 한승혁의 빈자리를 메우기에 충분하다.
베테랑들의 건재함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주현상은 정상급 구원투수로 건재하고, 박상원 역시 부침을 겪으면서도 승부처에서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다. 특히 박상원은 경험이 풍부해 정우주와 같은 신예들이 흔들릴 때 중간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최적이다. 한화는 한승혁과 김범수라는 변동성 큰 자원 대신, 정교한 제구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주현상-박상원 조합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김서현이 버티고 있다
물론 우려는 존재한다. 김범수가 빠진 좌완 불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한화는 황준서와 조동욱이라는 촉망받는 좌완 유망주들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이 김범수의 구위를 완벽히 대체하지 못하더라도, 보다 영리한 투구로 실점을 억제해준다면 팀 전체의 방어율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화의 이번 오프시즌은 이름값보다는 효율성과 미래에 집중한 모양새다. 한승혁과 김범수의 이탈을 위기가 아닌 마운드 세대교체의 촉매제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정우주의 패기와 엄상백의 반등, 그리고 베테랑들의 안정이 조화를 이룬다면 한화의 뒷문은 작년보다 더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 강백호 영입으로 타선까지 강화한 이글스의 승부수가 NEW 필승조의 활약과 함께 비상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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