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PS 後(후)] 넥센 선전의 바탕에는 무엇이 있을까?

선수단-프런트 최적의 조합이 넥센 호성적 이끌어

2013-11-08 00:00

▲넥센은그어떤구단보다야구팬들과가까이하는이벤트를많이준비한다.사진│넥센히어로즈
▲넥센은그어떤구단보다야구팬들과가까이하는이벤트를많이준비한다.사진│넥센히어로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올 시즌 프로야구 최대의 화두는 ‘서울 3구단의 부각’이었다. 물론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은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스의 차지였지만, 시리즈 내내 가장 ‘뜨거웠던 구단’은 단연 LG 트윈스를 필두로 한 넥센과 두산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 야구팬들은 ‘엘넥두(LG-넥센-두산)’ 신(新) 동맹이 형성됐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이들 3구단은 시즌 초반 선두에 나서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고, 시즌 후반에 삼성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노리는 ‘경우의 수’를 꿈꾸기도 했다. 또한, 시즌 중반까지 중위권을 유지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4강권을 형성한 경우도 있다.

이 중 넥센 히어로즈는 서울로 연고를 옮긴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등 한때 어려웠던 팀 사정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넥센의 이런 선전이 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지난 오프시즌에서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만큼 그들은 기존의 스타 플레이어(이택근-박병호-강정호)에 외국인 투수 듀오(나이트-헤켄), 그리고 퓨쳐스리그 요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전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에 이들이 오는 2차 드래프트에서 2년 전과 달리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올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으로 상위권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PS 後(후)’, 프런트와 선수단의 절묘한 조합!

넥센 선수들이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생각 외로 단순하다. ‘편안함’에 있다. 특히, 재능은 있으나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는 과감하게 출장 시간을 연장하여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게 했고, 출장 기회가 늘어난 선수들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비로소 팀에 필요한 요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병호도 사실 구단 차원에서 부담 없이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기에 2년 연속 MVP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는 넥센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 시절부터 이어 온 ‘전통’을 그대로 이어 오고 있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특히, 넥센 프런트의 경우 일부 인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현대 시절부터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이들이다. 과거 현대 왕조가 여러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0년간 단 한 번도 ‘감독,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바뀌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다. 결국, 프런트가 현장을 어떻게 지원하고, 구단을 내/외부적으로 어떻게 ‘예쁘게’ 포장하느냐도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현장을 포함하여 넥센 프런트가 높은 평가를 받는 또 다른 이유는 ‘팬들과 가까이’하는 이벤트를 많이 시행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연예인 대신 지역 사회 봉사자들과 일꾼들에게 시구를 부탁하기도 하고,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나 어린이 야구팬들을 야구장에 초청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시행한다. 또한, 일부 직원들은 팬들이 모인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한다. ‘넥센 홍보팀의 꽃’으로 불리는 김은실 대리는 이미 장내 아나운서라는 또 다른 직함으로 팬들과 가까이 다가서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고인이 된 故 이화수 대리는 생전에 ‘히어로즈’의 이름으로 열리는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이였다. 이들은 구단 사정이 다소 풀린 시점에도 이러한 활동을 멈추지 않으면서 ‘시나브로’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넥센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그대로 눌러 앉히는 데 성공한 것을 비롯하여 ‘2년 연속 MVP’에 오른 박병호에게 특급 대우를 약속하는 등 그 어떤 구단보다 빠른 연봉 협상 속도를 보일 준비를 마쳤다. 선수들이 두말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프런트와 선수단의 절묘한 조합이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점, 어찌 보면 넥센이 지닌 가장 큰 무기일 수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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