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메이저리그는 30개 구단 외에 무수히 많은 마이너리그팀이 있다. 다만, 국내 및 일본 프로야구가 1군 리그의 하위 개념 차원에서 2군(퓨쳐스리그)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메이저리그 산하에 평균 4~5개 마이너리그팀이 있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엄밀히 말하면 양자의 ‘계약 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각자 독립자본 형태로 리그를 운영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의 어떤 팀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얼마든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신규 구단 가입 신청서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한다면, 각 구단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 저변 확대로고 이어질 수 있다.
‘한국형 마이너리그’의 운영, 그 가능성과 한계점은?
물론 국내 프로야구 특성상 미국처럼 모든 구단이 독립자본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특히, 경찰야구단과 상무가 기존 10개 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만큼, 퓨쳐스리그가 미국의 마이너리그 운영방식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기존 구단이 직접 퓨쳐스리그를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넥센과 같이 지역 밀착형 사업의 일환으로 ‘1군의 지원을 받는, 별도 구단’이라는 형식을 취하면 입장 수익, 스폰서링, TV 중계권 등 1군과 동일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구단 전체의 수익 증대로 연결되어 또 다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야구단의 존재가 지역 사회 경제 발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상권이 형성되고, 상권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이러한 ‘시장경제의 논리’만 제대로 구현된다면 퓨쳐스리그도 충분히 ‘미국 마이너리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구현될 경우, ‘한국형 마이너리그’의 운영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운영 모델의 또 다른 장점은 선수 확보와 야구 저변 확댈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퓨쳐스리그의 운영 활성화가 ‘3군 리그의 정식 운영’으로도 연결될 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많은 선수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2차 지명권의 숫자를 늘릴 수 있고, 거기서 부족한 선수 숫자는 다시 ‘신고/연습생 선수’로 채울 수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공급해야 할 ‘아마야구팀의 절대숫자’ 역시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러할 경우, 축구처럼 ‘시민구단 창단’을 통한 3군 운영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단, 이러한 운영 모델은 몇 가지 전제 조건이 따른다. 첫 번째는 퓨쳐스리그의 운영 활성화까지는 절대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 두 번째는 미국의 더블 A리그 운영과 같은 3군 정식 운영에 이르기까지는 야구장의 절대 숫자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실현시키기 위한 기존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하더라도 ‘화성 히어로즈’의 출범은 ‘한국형 마이너리그 운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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