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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투수’ 우규민의 세 차례 터닝 포인트

마무리 실패→경찰청 입대→데뷔 첫 완봉승이 '10승 투수 우규민' 만들어

2013-09-15 21:38

▲데뷔첫10승을기록한LG의우규민.사진│LG트윈스
▲데뷔첫10승을기록한LG의우규민.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3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열세를 딛고 LG가 7-2로 역전승하며 1위 자리를 지킨 바 있다. KIA전 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LG가 주말 2연전 첫 경기에서 NC에게 승리한 것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 10승 투수가 두 명 배출되기도 했다. 한 명은 KIA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잠수함’ 우규민이었고, 다른 한 명은 에이스 리즈였다. ‘아홉 수’라는 징크스를 이겨낸 이들의 활약 속에 LG는 15일 NC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중 주목해 볼 만한 점은 우규민의 시즌 10승이다.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한 첫 해에 바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한때 마무리 투수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2006~8시즌)를 기록했던 그 우규민이 맞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그리고 이러한 우규민이 선발 투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 가지 터닝 포인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승 투수’ 우규민의 세 차례 터닝 포인트는?

2004년 데뷔 이후 2년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던 그는 2006시즌에 마무리 투수로 데뷔전을 치른다. 시즌이 끝났을 때 그의 성적은 3승 4패 17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1.55로 상당히 빼어났다. 이에 이듬해에도 2점대 평균자책점과 30세이브를 올리며 ‘LG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듯했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로서 정점을 찍었던 것은 딱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2008시즌에는 잦은 마무리 실패로 3승 7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이듬해에도 7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승리 없이 3패만을 당하여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마무리 투수 정착 실패는 아이러니하게도 ‘선발 투수 우규민’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터닝 포인트로 돌아온 셈이었다.

2009 시즌 이후 우규민은 경찰야구단 입단으로 군 복무에 임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2년간 퓨쳐스리그 통산 25승을 기록했다. 특히, 2011시즌에는 15승 무패 1세이브로 북부 리그 다승왕과 최우수 평균 자책점상(2.34)을 수상하면서 경찰청의 ‘퓨처스 북부리그’ 첫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선발투수 우규민’의 두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

그러나 퓨쳐스리그에서 제아무리 좋은 실력을 선보였다 해도 1군 무대에서의 검증은 반드시 필요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종횡무진한 끝에 4승 4패 9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그리고 선발투수로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올 시즌에는 첫 등판에서부터 승리를 거두는 등 LG 선발 마운드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4일,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우규민은 9이닝 동안 산발 5피안타만을 내어주는 역투 속에 7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이자 완투승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국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시즌 2승째를 거두었던 바로 이 순간이 ‘선발투수 우규민’의 세 번째 터닝 포인트였던 셈이다. 이후 그는 3연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6월 5일부터 8월 2일까지 총 10차례 선발 등판에서 무려 7승을 추가하며 LG 투수들 중 가장 먼저 시즌 9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역시 올 시즌 LG 투수들 중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16일 현재까지 우규민은 10승 6패(1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리그 7위, 다승 부문에서는 공동 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렇게 LG의 선두 수성에는 몇 차례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꾸준히 제 몫 이상을 해 주는 우규민 같은 이가 있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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