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중 두산과 넥센은 7명의 고졸 선수와 3명의 대졸 선수를 뽑는 등 다소 비슷한 형태로 지명권을 행사했다. 리그 4위권을 유지하기 위한 양 팀의 닮은꼴이 신인지명회의에서도 재현된 셈이었다. 그러나 양 팀의 공통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유독 ‘프로선수 2세’들과 인연이 많았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중 넥센은 덕수고 내야수 임동휘, 성남고 포수 이용하, 경기고 내야수 송현우를 선택했다.
‘서울의 작은 영웅’을 꿈꾸는 프로선수 2세 이야기
이에 대해 넥센 스카우트 팀도 “우연한 일치인 것 같다.”라고 웃음 지으면서도 세 선수 모두 시즌 전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아버지의 프로 성적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인지명 회의에서 주로 고려되는 것은 ‘장래성과 잠재력’일 뿐, 야구 가족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참고 자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프로선수 2세 중 가장 먼저 부름을 받은 것은 ‘덕수고 4번 타자’, 임동휘였다. 그의 아버지는 임주택 한화 운영팀 매니저로서, 현역 시절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활약하며 소속팀의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교타자 스타일이었던 아버지와 달리 ‘거포형’인 임동휘는 2학년이었던 지난해에도 심심찮게 홈런을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 중 넥센 스카우트 팀장인 주성로 이사가 그를 지명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선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덕수고 팀 동료’ 임병욱과 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되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게 됐다.
성남고 포수 이용하의 아버지는 LG와 해태(현 KIA),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이병훈 현 KBSN 해설위원이다. 현역 시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을 만큼 거포였던 아버지와 상당히 유사할 만큼의 타력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 ‘역시 리틀 이병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다. 185cm, 90kg의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어 향후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큰 편이다. 올 시즌 성적은 54타수 20안타, 타율 0.370, 1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포수로서의 능력은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기고 내야수 송현우의 아버지는 전임 KIA 코치이기도 했던 송인호 씨다. 쌍방울과 해태, LG를 거치면서 개인 통산 200안타를 기록했던 송인호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제 몸값을 했던 선수였다. 아들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내야수라는 사실이 자못 흥미로운 부분이다. 또한, 그는 드래프트 신청 후 개명을 하여 주성로 이사가 직접 주최 측에 “송현우가 최근 개명을 해 명단에 이름이 없을 것이다. 원래 ‘송형찬’이었는데 최근에 이름을 바꿨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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