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형보다 나은 아우', 막내 NC구단의 '개념있는 행보'

15일 광복절에서 유니폼에 태극기 부착하며 '개념있는 모습' 선보여

2013-08-16 01:07

▲방송중계카메라에잡힌NC의'유니폼태극기'.사진│KBSN방송화면캡쳐
▲방송중계카메라에잡힌NC의'유니폼태극기'.사진│KBSN방송화면캡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5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는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시즌 12차전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까지 NC가 삼성에게 거둔 승수가 단 1승에 불과했다는 점, 삼성이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보았을 때 양 팀의 승부는 누가 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처럼 보였다. 그러나 야구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시즌 내내 지속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윗’ NC가 신인 노진혁의 2타점 결승 2루타에 힘입어 ‘골리앗’ 삼성에 4-2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기 때문이었다. 마침 같은 날 경기에서 KIA가 패하면서 NC는 7위와의 게임 차이를 4.5경기로 줄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15일 NC의 승리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데에 있다. 그들은 광복절을 맞이하여 유니폼 오른쪽 소매에 태극기를 붙여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국경일임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다는 곳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NC의 이러한 시도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개념 있는 막내 구단의 행동, ‘형님보다 낫다.’

마침 대통령배 고교야구 관전을 위하여 목동구장에 모여 있는 각 구단 프로 스카우트 팀도 중계방송으로 NC와 삼성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NC가 유니폼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자 일제히 “국가대표 유니폼인 줄 알았다.”라며 반 농담을 하면서도 “막내 구단의 시도가 상당히 신선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NC 유영준 스카우트를 향하여 “막내가 기존 형님 구단보다 훨씬 개념 있다.”라며 칭찬을 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NC는 현충일에도 ‘해군 스페셜 유니폼’을 착용하며, 야구팬들에게 ‘호국 보훈’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애를 쓴 바 있었다.

사실 NC의 이러한 ‘개념 행동’이 칭찬받아야 하는 이유는 과거 국내 야구 역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야구단으로 알려진 ‘황성 YMCA’는 일제 강점기였던 1910~12년에 ‘도쿄 유학생 야구단’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었는데, 동양협회약단, 동양척식주식회사, 성남 구락부, 조선은행 등이 그러한 팀이었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이 팀들에게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은 야구를 통해 민족의 울분을 표출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한국 사립학교 가운데 가장 먼저 야구부를 창단한 ‘휘문의숙(휘문고교 전신)’은 창단 2년 만에 강호 황성 YMCA에 승리하며 주목을 받았는데, 당시 '휘승청패(徽勝靑敗)'란 제목으로 휘문의 승리를 알린 황성신문의 기사는 한국 최초의 스포츠 기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휘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23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고시엔대회 본선에 진출해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홈런왕’ 이영민은 1928년 경성 의학 전문학교(서울대학교 의학대 전신) 주최 야구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홈런을 날려 타격왕이 되기도 했다. 또한, 1934년에는 베이브 루스, 얼 에이브릴 등으로 구성된 미국 올스타팀이 전 일본 대표팀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는데, 당시 이영민은 조선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대회에 참가하여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호성적을 거둘 만큼 국내에 ‘야구 붐’이 일어난 것도 이렇게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 온 ‘아픈 역사’를 극복해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태극기를 유니폼에 부착한 NC 다이노스의 마케팅 전략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태극기를 몸에 지닌 ‘막내구단’은 적어도 15일 하루만큼은 국가대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선두 삼성과의 대결에서 승리까지 거둔 만큼, 칭찬과 성적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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