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옛 친정팀을 상대한 LG 신재웅의 ‘묘한 인연’

올 시즌, 두산전에만 3번 등판하여 '2승 무패'

2013-07-28 01:08

▲올시즌,두산전에유독강한모습을보이는신재웅.사진│LG트윈스
▲올시즌,두산전에유독강한모습을보이는신재웅.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전통의 서울 맞수’ LG와 두산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두산이 15-12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좋은 출발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대거 5점을 한꺼번에 뽑아 낸 LG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운 두산의 기세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은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3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반면 눈앞에서 승리를 놓친 LG는 나머지 경기를 힘겹게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3연전 첫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면서 나머지 두 경기마저 모조리 내어 주었던 ‘뼈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7월 5일, 넥센과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10-12로 역전패한 LG는 이후 두 경기에서 이렇다 할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싹쓸이패를 당해야 했다. 또한, 27일 경기에서 선발로 예고된 LG 신재웅과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핸킨스에게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사실을 되뇌어 보았을 때 또 다시 타력전으로 진행될 소지가 다분히 있었다. 이럴 경우, 전날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 쪽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옛 친정팀을 상대하는 LG 신재웅의 ‘묘한 인연’

그러나 ‘분위기 싸움’인 야구에서도 간혹 이러한 기세를 거꾸로 뒤집어 놓는 ‘깜짝 스타’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27일 경기에서는 LG 신재웅(31)이 그 주인공이었다. 선발 한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신재웅은 물이 올라 있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신재웅이 기대 이상으로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치자, 타선에서도 전날 패배의 후유증을 딛고 다시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9회 초 2사 이후에만 대거 4득점하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은 장면은 이 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마산고-동의대 졸업 이후 LG 마운드에 합류한 신재웅은 사실 ‘레오 마조니’ 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투수 코치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인재였다. 여건만 된다면,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평가 속에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평가가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난 2006년 8월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그대로 증명됐다. 당시 그는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9이닝 1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노히트노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LG 마운드에 새로운 서광이 비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이후 경기서 더 이상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고, 시즌 뒤 FA계약을 맺은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두산 이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단 한 번도 1군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방출 통보를 받아야 했다. 선발 진입을 위해 오프시즌에 오버페이스 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후 그는 차명석 코치의 추천으로 다시 LG로 돌아와 끊임없이 퓨쳐스리그에서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신고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된 2012년에는 12경기에서 57과 2/3이닝(평균자책점 3.59)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예전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었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좋은 활약을 선보일 경우 왼손 투수가 부족한 LG 마운드에 큰 활력소가 되어 줄만했다.

그러한 그가 한때나마 몸담았던 ‘옛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27일 경기 결과를 포함하여 두산전에 세 번 등판한 신재웅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향후 두산과 다시 만날 때 김기태 감독이 이와 관련한 데이터를 머리에 입력해 놓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eugenephil@daum.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