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풀리지 않는 과제, 야구장 인프라 이야기

머레이 쿡 대표, 지난 23일부터 국내 주요 야구장 시설 평가 진행

2013-07-25 01:31

▲폭우이후수작업으로일일이빗물제거를해야하는목동구장의현실태.사진│김현희기자
▲폭우이후수작업으로일일이빗물제거를해야하는목동구장의현실태.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추구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활로를 통하여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중 하나가 해당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 이를 초빙하여 ‘자문위원’ 역할을 맡기는 일이다. 즉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기업이 개선해야 할 점을 도출하는 일이 그러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국내외로 많은 전문가들이 오가며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전문가를 초빙하는 경우도 있고, 국내 우수 기업이 타국의 요청을 받아 해외로 출국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스포츠 분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해당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를 초빙한 후 컨설팅을 요청하여 개선사항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지난 23일부터 ‘머레이 쿡’ 브릭맨 그룹 대표를 초빙하여 26일까지 프로야구가 열리는 국내 주요 5개 구장의 시설을 평가하고, 구장 시설의 기준을 마련하는 장(場)을 마련하기도 했다.

700만 관중 그늘 아래 놓인 ‘어두운 자화상’, 야구장 인프라

물론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국내 야구 전문가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시설 관련 문제들을 철저하게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열악한 야구장 시설에 대한 문제가 어제오늘 거론된 것이 아닌 만큼, 이번에야말로 국내 프로야구 인프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것도 분명 필요했다.

그러나 굳이 쿡 대표의 초빙이 아니더라도 국내 자체적으로도 포럼 개최 등을 통하여 야구장 인프라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차례 나눈 바 있다. 특히 이러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용일 전 KBO 총재 대행은 “미국의 경우 버드 셀릭 커미셔너(총재)가 부임한 이후 30개 구장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하는데 애를 썼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그런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총재가 말 그대로 군림하기 위해 왔기 때문이다.”라며 고령의 나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실제로 목동야구장은 폭우가 내릴 경우 여전히 그라운드에 물이 빠지지 않을 만큼 열악한 배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프로야구단이 사용하는 구장답지 않게 외야는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대구/대전구장 역시 지역사회 야구팬들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관중석 규모를 갖추고 있다. 광주 무등경기장 역시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야구를 관람하기에는 썩 좋지 않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700만 관중 돌파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사실 프로구단이 사용하고 있는 몇몇 구장은 아마야구나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하여 건립된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프로야구의 ‘덩치’는 커졌으되, 그 덩치에 걸맞은 ‘옷’은 제대로 구비가 되지 못한 격이다.

그런데 아마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경기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례로 신월구장의 경우 일부 스카우트팀과 언론사 관계자들이 “다른 곳은 몰라도 신월구장에 정말 오기 싫다. 편의 시설 하나 없고, 주차할 공간도 부족한데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또한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입 모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월구장의 펜스 상태에 대해 “누구 하나 중상을 입어야 딱딱한 펜스를 바꿔줄 수 있을 것 같다. 펜스가 안전하지 않다 보니,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야구 경기를 하다 보면 반드시 펜스 플레이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선수들이 크게 다치면, 결국 본인 손해다.”라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는 구의구장도 대동소이한 편이다.

어쨌든 지난 2009년 4월 열린 ‘야구장 인프라 개선을 위한 발전전략 토의’ 이후 무려 4년 만에 KBO를 필두로 새로운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쿡 대표’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제대로 된 인프라 개선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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