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의 건강과 경기력, 그리고 리그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제는 단순히 '얼마나 많은 경기를 치르느냐'가 아니라 '어떤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경기 수를 줄이면 선수들의 연봉도 깎아야 하냐는 얘기가 나온다. 과연 프로야구 선수의 가치를 경기 수로만 계산하는 것이 맞을까?
선수들의 연봉은 단순히 출전 경기 숫자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 선수 개인의 기량, 팀 내 가치, 리그 흥행 기여도,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에 대한 평가다. 144경기를 치른다고 선수의 가치가 올라가고, 경기 수가 줄어든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프로야구는 시급을 받는 노동이 아니다. 선수들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자신의 이름과 기량, 그리고 선수 생명을 걸고 경쟁한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숫자가 아니라 그 경기가 팬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다.
물론 경기 수 감소는 구단 입장에서 수익 감소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입장 수입, 중계권, 광고 등 리그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부담을 곧바로 선수들의 연봉 삭감으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계산법이다. 경기 수를 늘려 만들어낸 수익 구조와 그에 따른 비용 문제를 왜 선수들에게만 돌려야 하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과거 주 6일 근무제가 주 5일제로 바뀌었을 때 근무 시간이 줄었다는 이유로 임금이 일괄 삭감되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노동 시간의 양이 아니라 생산성과 효율, 그리고 더 나은 시스템이었다.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폭염 속에서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 위험이 커진 상태로 치르는 경기보다, 충분한 휴식과 준비를 거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팬들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다.
144경기라는 숫자가 언제부터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 기준이 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환경은 변하고 있고, 선수 보호와 경기 품질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경기 수 조정은 선수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팬들이 더 오래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리그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변화다.
프로야구의 미래는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데 있지 않다. 가치 있는 경기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을 고민해야 할 때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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