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교체로 '돌버츠'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결국 2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자 한순간에 '왕조의 명장'으로 추앙받았다. 이처럼 스포츠 세계에서 감독의 전술은 오직 '결과'라는 단 하나의 필터로만 평가받는다.
16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상황 역시 이 잔인한 결과론의 문법을 그대로 따랐다. 3-4로 뒤진 9회 1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찬스. 타석에는 앞선 타석까지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지독한 슬럼프를 겪던 송찬의가 들어섰다. 벤치에 대타 카드가 남아있었음에도 염 감독은 송찬의를 그대로 밀어붙였으나, 결과는 잔인하게도 침묵이었다. 만약 여기서 안타가 터졌다면 이는 '침체된 유망주의 기를 살려준 명장의 신뢰 야구'로 칭송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던 선수를 그대로 방치한 결과가 실패로 끝나자, 감독의 뚝심은 한순간에 '흐름을 읽지 못한 고집'이자 '이해할 수 없는 실패한 용병술'로 난도질당했다.
하지만 팬들이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비난의 중심에 선 그는 지난 3년간 팀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려놓은, 승리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라는 점이다. 찰나의 순간에 선수의 미래와 눈앞의 승리라는 수많은 변수를 홀로 계산해야 하는 감독의 자리는 철저하게 고독하다. 실패의 스코어보드 앞에서 세상 모두가 돌을 던질 때, 지난 우승의 훈장을 쥐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그에게 우리는 과연 무슨 말을 더 얹을 수 있을까. 결국, 그 외로운 무게를 견뎌내고 성적으로 입을 닫게 만드는 것만이 감독의 숙명일 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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