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화는 정우주를 당장 2군으로 보내야 한다. 나아가 KBO 차원에서 신인 선수의 1년 2군 의무화를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열린 한일 평가전 당시 현장을 찾은 일본 기자는 정우주를 비롯한 한국의 신인급 투수들이 곧바로 실전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유망주라도 입단 첫해는 철저히 2군에서 몸을 만들고 프로의 투구 메커니즘을 익히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정우주는 고교 시절 완성형 투수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프로의 타자들은 고교 시절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구가 흔들리고 변화구의 각이 무뎌지는 순간 신인 투수의 멘탈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1군 마운드에서 얻어맞으며 배운다는 논리는 이제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자신감을 잃은 투구 폼은 무너지기 마련이며 이는 곧 부상의 전초 증상으로 이어진다. 정우주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1이닝 무실점이 아니라 프로의 긴 시즌을 버틸 수 있는 피지컬 빌드업과 확실한 결정구를 연마할 시간이다. 2군은 전문 트레이닝 센터여야 한다.
신인 1년 2군 의무화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선수 보호와 체계적 육성이다. 현재 KBO의 신인들은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과신하거나 통증을 숨기고 투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도적으로 1년의 유예 기간을 둔다면 구단은 조급함을 버리고 선수의 투구 매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교정할 수 있다. 또한 퓨처스 리그에서의 실전 경험은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적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스템의 변화가 포스트 류현진을 만든다.
물론 재능 있는 선수의 앞길을 막는 규제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1군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가 이듬해 부상이나 슬럼프로 사라진 수많은 유망주들의 사례를 반추해 보아야 한다. 한화는 정우주라는 보석을 세공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거친 풍파가 몰아치는 1군 마운드에 내던지는 것이 아니라 온실 속에서 뿌리를 단단히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으로 선수를 위하는 길이다.
KBO 역시 리그 전반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신인 육성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짚을 건 짚고 가야 한다. 팬들은 정우주의 160km는 10년 뒤에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한화 뿐 아니라 타 구단들도 미래를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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