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에서 호주를 7-2로 꺾고 극적으로 8강 티켓을 따낸 직후였다. 안도와 긴장이 뒤섞인 그 말 한마디가 지금 류지현호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담아냈다.
숨 돌릴 틈도 없다. 한국은 마이애미 론디포파크로 이동해 한국시간 14일 오전 7시 30분, D조 1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상대는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로 좁혀졌다. 현지시간 11일 밤 두 팀이 맞붙어 1위를 가리며 패하는 쪽은 C조 1위 일본과 격돌하게 된다.
문제는 '어느 쪽을 만나도 만만하지 않다'는 현실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후안 소토(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로 이어지는 MLB 정상급 타선을 앞세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니카라과(12-3), 네덜란드(12-1), 이스라엘(10-1)을 연달아 격파했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 단순한 강팀이 아니라 '파괴력' 자체가 무기인 팀이다.
베네수엘라 역시 다르지 않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루이스 아라에스(샌프란시스코), 윌슨 콘트레라스(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그 주전들이 라인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조별리그에 합류하지 못했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이 8강부터 가세할 가능성도 있어 전력은 오히려 더 두터워질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선 마이애미 장거리 이동이라는 체력 부담이 변수다. 반면 두 팀은 현지에서 11일 밤 경기를 치르고 하루를 쉰 뒤 13일 8강전에 나서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4강 문을 열어도 길은 험하다. B조 1위가 유력한 미국에는 에런 저지(양키스),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에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폴 스킨스(피츠버그)까지 포진해 있다. 조별리그에서 6-8로 패했던 일본과의 설욕전은 결승에 올라야만 가능하다.
류지현호는 이제 '진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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