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수술 부위 감염으로 체중이 14㎏ 빠지면서 축구 은퇴까지 고려해야 할 만큼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그 시련을 이겨낸 조규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 평가전에 후반 31분 투입된 지 12분 만에 득점포를 터뜨렸다.
후반 43분 이명재의 크로스가 볼리비아 수비수 발을 맞고 굴절했다. 조규성은 수비수와 경합하면서 공을 장악한 뒤 넘어지는 순간 왼발로 슈팅했다. 공은 골키퍼 손을 거쳐 골라인을 넘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멀티골 기록자의 "집념 하나로 넣은" 복귀골은 손흥민의 카타르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손흥민은 월드컵 한 달 앞 심각한 안와골절로 전문가들이 출전 불가로 판단했다. 그러나 안면 마스크를 쓴 채 선봉에 서서 16강 진출을 이끌고, 포르투갈전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왔다.
조규성의 극한은 손흥민보다 결코 가볍지 않았다. 건장한 몸에서 뼈만 남을 정도의 체중 감량과 심리적 절박함을 이겨냈다.
역경을 극복한 조규성은 변모했다. 한때 외모와 실력으로 '만찢남'이라 불렸던 그는 이제 시련을 이겨낸 선수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피지컬은 무난하고 예각함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즉시 득점하는 것이 선수 퀄리티를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조규성이 소속팀에서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는다면, 북중미 월드컵 서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가나전이 그 무대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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